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투데이>“원전 멜트다운은 없다”…최후의 50인 목숨을 걸다
日 후쿠시마 제1원전 잔류직원들 필사적 작업…트위터 등 무사귀환 기원·응원글 쇄도
“아버지가 원자력발전소에 가버렸다. 어머니가 그렇게 우는 건 처음 들었어. 원전 사람들은 자신의 희생으로 모두를 지키려고 필사적이야. 모두 살아. 정말로 살아. 아버지 살아서 돌아와 줘.”

사호(saho)라는 이름의 일본인의 트위터(@nekkonekonyaa)에 올라온 글이 일본인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방사성 물질 방출이 계속되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직원들은 대부분 철수했지만 50명의 직원은 최후의 순간까지 이곳을 떠나지 않고 지키고 있다. 원전 주변에서 관측된 방사선량 단위는 400밀리시버트가량이다.

영국 핵전문가인 산 나이르는 타임 지와의 인터뷰에서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 불타는 원전에 모래를 뿌린 헬리콥터 조종사들은 스스로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했고 실제 죽었다”며 “하지만 400밀리시버트라면 자살 수준까지의 미션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그는 후쿠시마 원전을 지키는 일이 위험한 것임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방사선 노출 위험을 무릅쓴 이들에 대한 응원도 이어졌다. 16일 지지통신은 오는 9월 정년퇴직을 앞둔 시마네 현의 한 전력회사 직원이 이들 50명을 지원하기 위해 후쿠시마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40여년간 원전 관련 일을 해왔던 그는 “지금의 대응에 원전의 미래가 달라진다. 사명감을 갖고 가고 싶다”며 집을 나섰다.

물론 원전 연쇄 폭발로 방사능 누출량이 확대되는 등 심각한 상황이 잇따르면서 원전 운영업체인 도쿄전력에 대한 비판도 일고 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지난 12일 발생한 1호기 폭발 사고와 관련해 TV에서 폭발이 방송되고 있는데 총리관저에는 한 시간이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며 격노했다. 간 총리는 “도쿄전력이 사고 원전에서 직원을 철수해서는 안 된다. 직원을 철수시킨다면 도쿄전력은 100% 부서질 것”이라고 격렬한 어조로 경고하기도 했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며, 일본의 안전은 이들의 손에 달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호의 트위터에는 “후쿠시마 원전 작업자인 친구에게 문자가 왔는데 ‘우리가 죽는데도 멜트다운은 절대 일어나게 하지 않을 거야’라는 말이 전부였다. 엄청 울었다. 불만을 해대는 사람들에게 전해 줘”라는 글이 리트윗됐다. 목숨을 걸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50인이 임무를 수행해내고 무사히 귀환할지 주목된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연재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