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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대지진>“원자로 폭발 위험 알면서 지었다”
연이은 폭발 사고로 방사능 누출이 우려되는 후쿠시마(福島) 원전이 건설 중에 폭발 위험성을 지적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4일 지난 1972년 미국 원자력위원회(AEC)는 후쿠시마 원전의 원자로가 폭발에 취약하다며 건설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폭발이 일어난 후쿠시마 제1원전의 6개 원자로는 미국 원전 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이 설계한 것으로, 이중 5개는 1971~1979년 GE의 초기모델(1번) 설계대로 건설됐다.

원천 반대 비정부지구인 핵정보자료서비스(NIRS)는 AEC가 이 모델이 기존 대형 격납 돔 구조에 비해 폭발에 취약하며 노심용융(용해)이 발생할 경우 방사능 누출 위험도 더 크다고 경고하는 내용의 서한을 이날 공개했다.

또한 지난 1986년에는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안전 책임자가 이 기종이 크기가 작고 내압 능력이 약해 격납 기능에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최대 90%에 달한다고 경고했다.

일본 시민단체도 지난해 6월 전력공급이 중단되면 후쿠시마 원전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자력 안전 전문가 단체인 ‘에너지 환경 연구소(IEERS)’의 아르준 마키자니 박사는 “GE의 초기 원자로는 비행기 추락 같은 폭발에 약하다”며 “1980년대 이후에 만들어진 원자로는 이런 취약점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GE 초기 모델은 노심용해가 발생할 때 수동으로 방사능 증기를 배출해야 하기 때문에 폭발에 더욱 취약한 설계상 결함을 내포하고 있다고 NIRS는 강조했다.

특히 이들 원전은 가동 연한에 근접해 노후한 상태다.

그린피스의 핵 전문가인 짐 리치오는 “노심용해가 일어나면 이를 방어할 최후의 저지 수단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폭발로 격납용기가 손상을 입게 되면, 원자로 외부 2차 격납 건물 안에 설치된 ‘사용후 연료봉 저장고(SFP)’에서 방사능이 누출될 위험도 추가로 발생한다고 환경단체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SFP는 노심과 마찬가지로 냉각수 속에서 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정책 싱크탱크인 정책연구소의 로버트 알바레스 선임연구원은 위성사진에서 후쿠시마 원전의 SFP가 손상된 증거가 나타났다고 이날 밝혔다.

알바레스 연구원은 “원자로와 저장고 사이를 오가는 연료봉 용기 운반 크레인이손상됐다는 분명한 증거가 보였다”며 “저장고 부위에서 엄청난 양의 수증기가 새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폭발로 2차 격납 건물의 상단 1/3이 날아가 버려 SFP의 안전성도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지진과 쓰나미, 폭발 중 어느 것이 직접적인 원인인지는 모르겠지만충격으로 격납용기가 파손되고 SFP에도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알바레스 연구원은 파괴된 원자로 상단부를 수리하고 연료봉을 빼내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데는 몇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후쿠시마 원전 외에도 일본 전역에서 동일 기종 원자로 8개가 가동 중이며, 미국 전역에도 같은 기종의 원자로가 운영되고 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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