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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민주화 위해 미드테크와 하이테크 연계 필요”
북한 민주화를 위해서는 인터넷, 모바일 기기 같은 최첨단 정보기술 뿐만 아니라 단파 라디오나 유선전화 같은 ‘미드테크(mid-tech)’들도 복합적으로 연계ㆍ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고경민 제주대 교수는 14일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국가안보전략연구소(INSS) 주최로 열린 ‘중동 시민혁명과 북한 민주화 전망’ 학술회의에서 “북한과 같은 열악한 정보화 환경에서 최첨단 정보기술을 중심으로 민주화 가능성을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북한 민주화를 위해서는 북한 주민이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미드테크(mid-tech)를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큰 영향력을 행사한 중동 시민혁명과 북한의 민주화 가능성을 비교하면서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보다 기술을 매개로 한 소통과 전파되는 정보”라고 진단했다. 즉, 북한 대중들이 현실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 교수는 1979년 이란 혁명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호메이니의 녹음기 설교를 예로 들면서 “북한에서 정보기술의 정치적 영향력을 위해서는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뿐 아니라 단파 라디오나 유선전화 같은 미드테크들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며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집트 사례에서처럼 유선전화나 위성TV, 아마추어 무선통신(HAM) 등을 SNS과 연계시키는, 즉 미드테크와 하이테크를 연계한 활용도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영환 INSS 연구위원은 “중동 사태는 북한 체제에 많은 충격을 주겠지만 김정일이 살아있는 한 북한에서 시민혁명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적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고 위원은 “부정부패 증가, 화폐개혁 실패로 인한 민심이반, 배급체제 중단과 경제위기로 인한 주민 불만 폭증 등의 사실은 북한에 시민혁명의 에너지는 충분히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연좌제에 대한 극도의 공포와 SNS의 부재로 당장 급변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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