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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대지진>국내기업 ‘부품 리스크’ 최소화...비상계획 가동
국내 산업계가 일본 대지진 ‘후폭풍’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본 부품 수입에 상당수 의존하고 있는 국내업계로선 일본 산업계의 휘청거림과 부품 조달난은 직격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ㆍLG전자 등은 당장 비상대책반을 가동했고, 부품 관련 현지 협력업체들의 동향에 대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철강, 조선, 석유화학 업종은 물론 유통, 항공, 여행업계도 향후 미칠 영향과 관련해 비상 경영 시나리오에 돌입했다.

업계에선 이웃 나라의 불행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도 이참에 대일 부품 소재산업 의존도를 줄이고, 국산 부품화 조달 능력을 키우는 등 선진형 산업구조로 전환해야 할 기점으로 보고 있다.

▶업계, 비상계획 속 장기적 수입선 다변화 모색=국내 산업계는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에 돌입했다,. 부품 재고는 1~2개월정도 아직 여유는 있지만 일본 지진 여파가 그 이상으로 갈 때를 대비한 시나리오다.

삼성전자는 일본삼성 법인을 중심으로 부품업체 조달 시스템을 수시로 점검 중이다. 일단은 삼성 측 인사들의 인명피해는 없는데 안도하면서도 거래선들의 피해 상황을 파악 중이다. 특히 굳건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는 소니가 막대한 피해를 입은데 대한 영향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위기대응상황실을 가동중인 LG전자는 현재 협력업체의 피해상황을 점검한 후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다만 현지 협력업체의 생산법인이 일본이 아닌 동남아에 위치해 있어 직접적인 부품 조달난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데 안도하고 있다.

업계에선 일본 지진을 계기로 일본에 대한 부품 의존 편중현상을 해소하고 부품 국산화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해야 할 때로 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일 총수입은 643억달러로, 이중 대일부품 소재는 381억달러 규모인 59.2%에 달한다. 이에 장기적으로 일본에서 부품 수입을 하고, 이를 한국에서 재가공해 중국으로 파는 국내업계의 생산ㆍ수출 시스템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부 업체는 실제 장기적으로 수입선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격탄 업종, 특단책 짜내고 있지만=일본 대지진과 관련한 산업 피해 상황이 최종 집계되지 않았지만 기업들의 속내는 타들어가고 있다.

일본에서 센서류와 기어박스용 부품 등 8가지 핵심 부품을 수입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자동차는 재고 파악과 함께 현지 동향을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2개월정도의 비축 물량을 확보하고 있지만 부품 수급 불균형이 2~3개월 이어질 때를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포스코 역시 일본에 갖고 있는 자동차 강판가공센터 등이 지진 피해 지역과 멀리 있어 직접 피해는 없지만 일본발(發) 철강 가격 변수에 시선을 떼지 않고 있다.

정유업계 역시 이번 지진으로 생산이 중단된 물량은 일본 전체(600만 배럴)의 15%선인 88만 배럴로, 재고 물량 등을 감안하면 큰 피해는 아니라고 보고 있지만 세계 유가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에 돌입했다.

다만 관광업계와 유통업계는 큰 피해가 예상돼 특단책이 요구된다. 당장 한국을 찾는 외국인관광객 중 중국과 함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본 관광객들의 예약 취소사태가 벌어지며 관광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유통업계도 하필이면 일본강진이 일본 최대 황금연휴인 골든위크(4월말부터 5월 초순까지 이어지는 연휴)를 앞두고 발생, 매출감소에 대한 우려감이 팽배하다.

대기업 임원은 “일부 주요 부품 국산화에 성공한 반도체 업종 등은 위기 속에서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 위기는 세계금융ㆍ산업계에 큰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산업계의 현명한 대응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대지진으로 LG유플러스가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한 · 일 간 케이블과 일본 · 미국 간 해저케이블이 손상됐으나 오는 16일 오후쯤이면 완전 복구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yscafezz>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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