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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존자 2人이 전하는 한줄기 희망
“폐허된 마을서 가족 찾아 헤매다

부모님 생존소식에 말로 할수없는 감격”


“남은 건 옷 몇벌…양말 한켤레로 3일

그래도 웃어야죠 살아있음에”


“휴대폰이 삐삐 하고 울리는 동시에 땅이 파도처럼 흔들렸다.” 일본 이와테 현의 리쿠젠타카타에 살고 있는 사이치 가와이(54) 씨는 지난 11일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의 악몽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희망도 잃지 않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3일 일본 사상 최악의 지진과 쓰나미로 집, 일터 등을 모두 잃어버렸지만 희망을 잃지 않은 2명의 생존자 이야기를 소개했다.

주류 회사에서 지게차 운전을 하고 있는 가와이 씨는 당시 회사에 있었다. 4층짜리 목조 건물은 그럭저럭 잘 견뎠다. 하지만 해변 가까이에 있는 집이 걱정됐던 그는 딸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마을로 달려갔다. 하지만 30분 뒤 쓰나미가 몰려온다는 소식에 그는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가 대피소에 숨에 있는 동안 쓰나미는 건물들을 덮쳐 산산조각 내버렸다. 가와이 씨는 “집들이 파도에 떠밀려갔고 굉음이 나는데 무슨 소리인지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웠다”며 “파도 속에서 연기가 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다행히 그의 가족들도 대피소에 숨어 간신히 살아났다. 하지만 회사 직원 50여명이 실종된 것 같다고 가와이 씨는 말했다. 가와이 씨와 가족들은 대피소에서 빈약한 구호품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가와이 씨는 “양말을 3일째 신고 있다”며 “내게 남은 것은 옷들과 차 한대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극한 상황 속에서도 그는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 그는 “웃을 수밖에 없지 않으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웃는 일뿐”이라고 말했다.

같은 리쿠젠타카타에 사는 리에코 모치주키(54) 씨는 오늘도 폐허로 변한 마을 주변을 걷고 있다. 실종된 친척들을 찾기 위해서다. 온통 잿빛으로 변한 마을 속에서 흰 장화와 보라색 운동복을 입은 그녀는 단연 눈에 띄는 존재다. 지진과 쓰나미 속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그녀는 다행히도 부모님과 일부 친척들의 생존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지진 발생 직후 휴대폰이 연결될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던 그녀는 부모님과 친척들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해안 마을까지 걸어갔다. 중심 도로를 따라 걷던 그녀와 남편은 우연히도 사촌 내외를 발견했다. 사촌 내외는 모치주키 씨의 부모가 그들과 함께 안전하게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모치주키 씨는 “나는 더이상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며 감격의 순간을 전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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