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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사개특위 개혁안 하나도 못받아들이겠다” 격앙
검찰이 10일 국회 사법제도개혁 특별위원회의 6인 소위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경찰 수사권 명문화 등 검찰 조직을 뒤흔들 파괴력을 가진 개혁안을 전격 발표하자 “누구를 위한 개혁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검찰 수뇌부는 이날 하루 종일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긴급 회의를 갖는 등 대책을 논의했으며, 일선 검사들은 지난해부터 정치인에 대한 수사를 해온 검찰에 분풀이하는 것이라며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사개특위는 이번 안을 반드시 입법화 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어 정치권과 검찰의 대립각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한찬식 대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공식 브리핑을 갖고 “이번 합의안이 국민을 위한 것인지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주요 내용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는 데 검찰 수뇌부가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개혁안 내용을 듣고 공론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한 데 대해 당황스러운 입장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대검 차장을 비롯한 중수부장 등 부장단은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검찰은 이날 공식브리핑을 두 차례나 연기하는 등 입장표명 문구 손질에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6인 소위는 이날 발표한 개혁안을 검찰·법원 측에 사전에 전혀 알리지 않았으며, 검찰은 개혁안의 간략한 내용만을 담은 5페이지짜리 문서만 전달받은 상황이어서 더욱 당황해 했다.

검찰은 특히 중수부 폐지안 크게 반발했다. 한 대변인은 “그동안 중수부는 고위공직자, 정치권 비리, 대형 경제범죄 등 각종 부정부패에 대해 파수꾼 역할을 해왔다. 서민을 수사한 적은 없다”며 “중수부 폐지는 대형 부정부패 수사 파수꾼을 무장해제시키는 것이어서 누굴 위한 개혁인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수부 설치 근거가 검찰청 사무규정에 관한 대통령령인데, 이런 정부 부처 직제를 법률로 통제하는 건 맞지 않고 전례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어디서 뺨맞고 분풀이를 한다더니 뜬금없이 (국회의원 본인의 입법활동과 관련해 정치자금법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정자법 개정안이 안되니까 이렇게 검찰에 분풀이를 하는 것인지”라며 불편을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판·검사 및 검찰 수사관 비리를 전담해 수사하는 특별수사청설치에 대해서도 검찰은 현재 특임검사제를 운영중이어서 이를 입법화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특별수사청을 따로 만드는 건 예산과 인력 낭비라는 것.

경찰 수사권을 명문화하려는 안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한 대변인은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경찰에 수사 개시권을 부여하는 게 국민보호나 인권보장을 위해 바람직한 지 의문”이라며 “인권보장을 위해 경찰 통제가 강화돼야 하는다는 게 국민의 뜻이 아닐까 한다”고 했다.

한찬식 대변인은 “오늘 발표된 내용만으로는 제도의 상세 내용과 취지를 알 수 없다”며 “6인소위 회의록을 확인한 뒤 상세한 입장을 말할 것이고 검찰은 자체 개혁을 추진하는 등 열린 마음으로 진정성을 갖고 개혁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sw927>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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