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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다피, 조건부 퇴진 협상 반정부 세력측에 제의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신변 안전보장 등을 조건으로 한 자신의 퇴진을 반정부 세력측에 제의했으나 거절당했다. 8일 반정부 시위대의 ‘국가위원회’ 대표 무스타파 압둘 잘릴 전 법무장관은 교도통신 등 외신들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가위원회측 인사에 따르면 카다피는 의회에 권력을 이양하는 대가로 자산동결 해제와 유혈진압에 대한 면책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잘릴 전 장관은 이같은 협상 제의를 거부했지만 카다피가 72시간 안에 사임하면 기소하지 않겠다는 최후통첩성 발언을 했다고 알자지라방송이 보도했다. 하지만 카다피측은 이같은 보도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미국은 카다피 사면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카다피가 퇴진하더라도 책임이 면제될 수 없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또 진 크레츠 주리비아 대사 등이 반군측과 이집트 카이로에서 접촉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가위원회는 유럽의회에서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ㆍ안보 정책 고위대표 등과도 만나 지원을 호소했다.

한편 카다피는 9일 자정무렵 수도 트리폴리의 한 호텔에 나타났으나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한 채 1시간여 뒤 돌아갔다. 이 호텔은 수백명의 외신 기자들이 묵고 있는 곳으로 카다피가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카다피는 전의를 다지듯 주먹을 흔들며 호텔 로비에 들어섰지만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이날 그는 짙은 갈색 망토에 터번을 두르고 여성 보디가드 한명만 대동했다. 카다피는 이곳에서 터키, 프랑스 등 극소수의 언론사와 단독 인터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BBC방송은 리비아 국영TV를 인용해 “이날 카다피가 진탄 부족 젊은이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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