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지난 4일 계룡대 연병장에서 5309명의 우리 젊은이들이 대한민국 자랑스러운 국군장교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육해공군 사관학교와 간호사관학교, 3사관학교와 학군을 아우르는 합동 임관식은 1948년 창군 이래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날 우리 군의 원로 백선엽 예비역 대장은 ‘건군 이래 이렇게 성대한 자리는 처음이다. 참으로 감개무량하다’고 하셨습니다.
각국에서 온 외교관들도 ‘이런 장관은 세계에서 드문 일’이라며 놀라움을 표시했습니다.
합동임관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육해공 각 군의 전통과 개성이 자칫 흐려지는 게 아니냐 하는 일부 우려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소속된 군은 다르지만 큰 소리로 웃으며 서로의 손을 맞잡고 어울려 기념사진도 찍는 초임 장교들은 이런 우려가 기우였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날 계룡대 연병장에는 군복 색은 달라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지키는 하나의 사명으로 뭉친 조국의 군대, 국민의 군대만이 있었습니다.
임관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도 우리 젊은 장교들의 밝고 씩씩한 모습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임관식 연설만으로는 섭섭하다 싶어서, ‘다시 한 번 축하하고 건강하게 임무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는 문자메시지를 모든 장교들에게 보냈습니다.
메지시를 보내고 얼마 안 있어서 답장 문자와 전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설마 대통령이 직접 보냈나 싶어서 확인 차 전화했다는 초임 장교의 어머님도 계셨고, 제 목소리를 듣자마자 ‘충성!’하고 경례하는 장교도 있었습니다.
젊은 장교들이 문자메시지로 보내온 굳은 각오 하나하나가 정말 믿음직했습니다.
간호장교 이수림 소위는 ‘장병들이 군 병원을 신뢰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국군의 건강을 책임지는 정예 간호장교가 되겠다’는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3사 조재영 소위는 ‘성실하게 복무하는 청렴한 장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공군 최선규 소위는 ‘언제 어디서든 적과 싸워 이기는 대한민국을 지키는 가장 강한 힘이 되겠다’ 고 결의를 밝혔습니다.
해군 김동규 소위는 “국가에 충성을 다해 바다를 지키겠다” 고 굳게 약속했습니다.
학군 김동엽 소위는 “G20 세대의 초임장교로서, 선진강군의 주역이 되겠다” 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육군 박진 소위는 “조국에 충성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장교가 되겠다” 고 다짐했습니다.
하늘에서, 최전방 일선에서, 푸른 바다 위에서 대한민국을 지킬 우리 청년들의 뜨거운 나라사랑에 마음 든든합니다.
귀한 자녀를 군에 보낸 부모님들도 사연과 메시지를 보내주셨습니다.
군인의 아내로 살아오다가 이제 군인의 어머니가 되신 강미령 씨가 청와대 게시판에 올린 사연을 읽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하늘을 지키는 보라매로 살아 온 남편이 작년 겨울 예편하고, 이번에 아들이 공군 소위가 된 것입니다.
남편이 비행을 위해 집을 나설 때마다 가슴 졸였던 순간을 다시 겪게 될까봐, 아들의 공사 입교를 놓고 고민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임관식 때 단상에 선 아들을 보면서, 벅찬 감동과 함께 군인으로 살아갈 아들 걱정에 마음이 복잡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임관식을 마친 후에는 아들은 물론 함께 임관한 소위들을, 나아가 대한민국 국군을 더욱 자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강미령 어머니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에게 부탁하신대로 대한민국을 지키는 우리의 장한 아들딸들이 늘 잠들지 않고 깨어있음을 기억하겠습니다.
젊은 장교들의 밝고 씩씩한 모습과 부모님들의 따뜻하고 정성어린 말씀은 더 큰 희망을 갖게 합니다.
임태영 소위는 ‘소속된 군에 관계없이 단결하여 나라를 지키겠다‘ 는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개방적이고 유연하며 패기넘치는 G20세대 청년 장교들에게서 소속과 의무는 달라도 대한민국 국군으로 하나 되는
자랑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합동성 강화가 중심인 국방개혁에서는 하나 된 마음, 강인한 군인정신이 더욱 중요합니다.
이 시간에도 국방의 최일선에서 헌신하고 있는 군 장병 여러분,
금년 겨울 유난히 춥고 눈도 많이 와서 고생을 많았습니다.
한시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복무하고 있는 여러분에게 우리 국민 모두는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군은 조국 수호와 한반도 평화를 넘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군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17개 지역에서 1400여 명의 장병들이 분쟁 지역의 평화 유지와 재난 지역의 구호 활동에 헌신하고 있습니다.
FTA로 세계에서 가장 넓은 경제 영토를 개척하고, G20 국가로서 글로벌 의제를 주도하는 ‘더 큰 대한민국’의 국군은
이제 당당한 세계 평화의 주역입니다.
소말리아에서 펼친 ‘아덴만 여명’ 작전과 리비아에서의 최영함의 우리 교민 철수 작전은 세계화 시대 우리 군의 역할과 위상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맹주용 소위는 ‘우리나라의 국토 수호는 물론 세계 평화에도 이바지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습니다.
이번에 임관한 모든 장교들, 또 지금 이 시간에도 장교로 거듭나기 위해 교육훈련을 받는 모든 청년들이 우리 군의 명예와 위상을 더욱 드높여줄 것으로 믿습니다.
겨우내 움츠렸던 만물이 소생한다는 경칩이 바로 어제였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바람이 차고 꽃샘추위가 오기도 합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