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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비아 수도 외곽서 교전…내전 장기화 우려
리비아 정부군이 반정부 세력에 뺏긴 도시들을 찾기 위해 대대적인 반격을 전개해 일부 도시 탈환에 성공했다. 반면 수도 트리폴리 인근 자위야 등 주요 도시들은 반정부 세력이 결사항전 끝에 사수했다. 이처럼 양측의 팽팽한 대치로 내전 상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내전 장기화되나=1일(현지시간) AP통신은 카다피군이 반정부 세력 점령지를 공격해 트리폴리 인근의 카리안, 사브라타 등 최소 2개 도시를 되찾았다고 전했다. 반면 트리폴리로 통하는 관문인 자위야를 비롯 미수라타, 진탄 등은 반정부 시위대가 방어에 성공했다.

지난 28일 밤 카다피군은 전투기, 탱크 등을 동원해 시위대 공격에 나섰다. 특히 카다피의 막내아들 카미스가 이끄는 최정예 부대는 트리폴리에서 50㎞ 떨어진 전략적 요충지 자위야를 6개 방향으로 반격했다. 정부군으로부터 뺏은 무기로 무장한 반정부 세력은 이들의 공세를 저지했으나, 카다피 친위군이 여전히 자위야를 포위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다피가 봉쇄하고 있는 트리폴리는 조용한 편이지만 생필품 가격 인상 등 불안은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양측 간 교전이 격화되면서 내전 상태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리비아가 앞으로 몇 년 안에 민주주의 체제로 변화하지 못하면 오랜 내전에 직면하거나 혼란으로 빠져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하라 사막에서 유목생활을 하는 투아레그족 출신 한 리비아군 하사관은 “카다피 군대는 둘로 갈라졌다”며 “카다피가 물러날 유일한 방법은 누군가 그의 머리에 총을 쏘는 것 뿐이지만 그의 곁에 있는 군인들이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카다피의 차남인 사이프 알 이슬람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야권은 명확한 지도자가 없어 분열돼있다”며 반정부 세력 내부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난민 14만명 넘어…국경지역은 거대한 난민촌=한편 ‘리비아 엑소더스’가 이어지면서 리비아-튀니지 국경지대는 거대한 난민촌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날 유엔난민최고대표사무소(UNHCR) 등에 따르면 튀니지, 이집트와의 국경을 통해 리비아를 탈출한 인원은 현재까지 14만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9일 간 7만5000여명이 리비아-튀니지 국경을 넘었으며 4만여명이 월경을 대기하고 있다.

UNHCR은 국경지대에 최대 2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임시 텐트촌을 긴급히 설치했다. 난민들은 텐트촌에서 노숙을 하며 탈출을 기다리고 있지만 튀니지 정부는 난민 수용의 한계를 넘었다며 사하라 이남 출신 아프리카인들의 국경 통과를 차단했다. 일부 난민들이 국경 벽을 넘어 탈출을 시도하자 이를 막기 위해 튀니지군은 허공에 경고 사격을 가하기도 했다. 구호단체 직원들은 밀려드는 인파를 향해 물병과 빵을 던져주며 사태를 진정시키고자 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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