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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김승유 회장 3연임, 승부사의 마지막 숙제는
‘백전노장(百戰老將)’ 김승유(68)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단독 후보로 추천됐으니 다음달 이사회와 25일 주주총회는 통과의례일 뿐이다. 여기까지 고민도 많았다. 신한 사태는 장기집권 CEO를 삐딱하게 보도록 만들었다. 훌훌 털고 나갈까 생각도 했다. 주변에 찾아보라고 지시도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결국 그는 외환은행 인수 작업을 마무리 짓고 조직안정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무를 택했다.

CEO 연임 규정을 바꾸며 방법도 찾았다. 연임 임기를 1년으로 하고, 연령도 70세로 제한하는 지배구조 규준을 마련했다. 자신부터 일단 1년 임기로 3연임을 시작한다. 필요하다면 추가로 1년씩 연장해 70세까지 최장 3년을 더 할 수 있다.

지금 외환은행 인수 작업은 순조롭다. 유상증자 주금납입까지 완료해 인수 자금은 모두 준비됐다. 내달 금융위원회의 주식인수 승인에 걸림돌은 없다.

일단 김회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통합하지 않고 ‘투뱅크 체제’로 가기로 했다. 하지만 영원히 따로 갈 수는 없다. 김 회장은 연임기간 동안 통합의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할 계획이다.그간 여러차례 인수, 통합 작업을 이끌어온만큼 이번에도 자신감은 충분하다. 하나금융은 보람은행, 충청은행, 서울은행, 대투증권을 차례로 합병해 오늘날에 이르렀다. 문제는 시너지 효과다. 그래서 중요한게 외환은행장 인선 작업이다. 김 회장은 외환은행장에 대해 “금융산업에 식견을 가지고, 글로벌 감각을 갖춘 인물”을 꼽았다. 하나금융 사람인지, 외환은행 사람인지 출신은 중요한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포스트 김승유’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도 김 회장의 핵심과제로 꼽힌다. 하나금융은 올해부터 경영발전보상위원회가 매년 회장이 제안한 예비 최고경영자 후보풀에 대한 평가 및 승계계획을 검토하도록 했다. 김 회장은 1997년 2월 하나은행장을 시작으로 무려 14년간 하나금융의 1인자 자리에 있었다. 아직 뒤를 이을 후계자는 미정이다.

그는 적임자를 찾는 것일까. 아니면 고르는 것일까. 그도 아니면 키우고 있는 중일까. 포스트 김승유 시대를 이끌어갈 사람을 찾아놓고 떠나는 것이 마지막 숙제가 될 것이다.

<오연주 기자 @juhalo13>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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