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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진정한 다문화사회의 성공은?
英 다문화주의 실패 계기

한국서도 정책적 논의 활발

한국인 특유의 情문화

다문화사회 성공 밑거름




최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다소 놀라운 발언을 했다. 여지껏 영국 정부가 지향해왔던 다문화 수용과 화합이 기대했던 것만큼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수십년간 양당 합의하에 다문화 수용 정책이 시행돼왔으니 꽤나 놀라운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민정책과 관련된 모든 문제에 대해 늘 합의했던 건 아니다.

1960년대 영국의 저명한 정치가 에녹 파월이 일명 ‘피바다 연설’을 통해 온 나라를 충격에 빠뜨린 적이 있다. 파월은 당시 예전 대영제국의 식민지였던 국가에서 이주해온 얼굴빛, 종교, 관습이 다른 외국인들이 결국 영국 내에서 심각한 인종 간 대립을 야기하게 될 것이며, 급기야 평화로운 영국을 송두리째 뒤흔들 거라 했었다.

그 연설 이후 영국은 그가 예측했던 재앙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천만다행으로 여겨왔다. 물론, 남아시아에서 이주해온 흑인들 거주 지역에서 인종 폭동이 있긴 했지만, 국가 전체적으로 본다면 여러 인종이 화합하며 잘 지내왔다.

캐머런 총리가 최근 영국의 다문화 정책이 적합한지에 대해 의문을 던진 것은 몇 년 전 이슬람 극우주의자들이 런던 전체를 엄청난 혼란에 빠뜨린 자살폭탄테러 사건의 영향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이 사건에서 영국인들을 더욱 충격에 빠뜨렸던 건 범인들이 영국에서 태어나 영국의 학교에서 영국 전통 스포츠인 크리켓을 즐기며 자란 세대였고, 그런 그들이 기독교에 등을 돌리고 이슬람 강경파들을 옹호하는 그룹이 되었다는 것이다.

캐머런 총리의 발언으로 한국에서도 꽤 진지한 토론이 일어날 거라고 예상해본다. 꼭 그 발언 때문은 아니더라도 한국 또한 이런 주제에 대해 명백한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근 한국에서는 외국인에게 우호적으로 바뀐 이민 정책, 민주화의 지속적인 발전, 부족한 노동력 등을 이유로 외국인 수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또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이런 결과에 이르기까지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이 굉장히 컸다. 외국인들을 위한 갖가지 호의적 정책을 수립했고, 다문화사회 통합을 지향하고, 그들을 위한 치안에도 관심을 더 기울였다.

특히 서울시는 외국인 지원 전담부서 및 산하 직원들을 두고 여러 가지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관련 산하기관의 네트워킹을 통해 한국과 외국의 상호간 문화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서울시 전역에 7개의 글로벌외국인지원센터와 또 다른 7개의 글로벌빌리지센터를 운영 중이다. 또 그 중심에는 서울글로벌센터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서울시의 장기적 계획은 굉장히 야심차다. 외국인들의 편의를 개선할 뿐 아니라 한국 국민들도 다문화사회에 보다 빨리, 더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외국인으로 30년 넘게 한국에 살고 있는 내가 한국인에 대해 가장 존경하는 특징이 한국인들은 인간관계에서 상호 이해와 존중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천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것이 다문화사회 성공의 열쇠일 것이다.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 다문화 정책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다문화사회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국 시민들과 정치지도자들이 있어 너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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