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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 할수 있는 전경련 만들어 달라”
전경련 ‘허창수號’출범…재계의 바람은
정부 정책 협력할 것은 협력

기업 대변할 것은 대변 요구


특유 온화함·화합력 겸비

재계 구심점 역할 회복 기대


내달 10일 첫 정례회의 주재

빅4그룹총수 참석여부 시험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오랜 수장 공석을 벗고 ‘허창수 시대’로 진입하면서 전경련이 재계 구심점 역할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영국 신사’라는 닉네임에서 보여주듯 특유의 온화함과 화합력을 갖춘 신임 허 회장에 대한 재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허 회장이 선임된 정기주총 현장인 24일 프라자호텔은 잔치 분위기였다. 주총에 참석한 회원사 대표들은 모두 밝은 표정이었다. 전경련도 ‘최대 경삿날’을 맞아 손님 접대에 분주하면서도 경쾌하게 움직였다. 행사장에서 만난 한 회원사 대표는 “재계 맏형으로서의 위상을 되찾게 돼 기쁘며 새로운 전경련 활약상이 기대된다”고 했다.

그러나 고언도 잇따랐다. 다른 회원사 대표는 “허 회장이 재계의 신사로 유명한데, 동반성장이나 물가 안정 등 주요 현안에서는 (정부 측에) 때론 ‘악바리 회장님’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다른 기업 대표는 “정부와 협력할 것은 최대한 협력해야겠지만 경우에 따라선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재계 대변인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24일 열린 전경련 정기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허창수 신임회장이 회장단과 함께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
전경련의 위상을 추스르면서도 정부가 몰아치고 있는 동반성장, 물가안정, 탄소배출권 거래제 등 일부 현안에 대해선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해 달라는 요구성 멘트다.

허 회장도 이를 잘 알고 있어 보인다. 허 회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전경련 수장으로서의 데뷔무대를 치렀다. 얼굴은 약간 붉어졌지만 뜻은 분명히 했다.

허 회장은 “전경련이 희망의 100년으로 가는 길을 열겠다”면서 “글로벌화의 핵심은 기업가의 창의를 존중해주는 것”이라고 힘을 주었다. 또 국가경제 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누구의 의견도 경청하겠으며, 정부와도 국가적 과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는 데 함께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고민하면서도 ‘기업가 창의’를 앞세운 기업 자율 의지를 강조한 대목이 눈에 띈다. 정부가 줄기차게 몰아치고 있는 동반성장과 물가성장 등 현안에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기업 입장을 대변할 것은 대변하겠다는 뉘앙스도 묻어 나온다.

허 회장의 이날 취임사는 전날 동반성장위에서 ‘대기업 이익을 중소기업과 나눠야 한다’는 말이 나왔고, 재계가 일제히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시선을 끌었다.

허 회장은 일단 25일 재외공관장 초청 경제 4단체 오찬을 시작으로, 다음달 10일 회장단 회의에서 첫 정례회의를 주재한다. 재계 화합과 결집력 강화 측면에서 첫 정례회의에 4대그룹 총수를 회동 자리에 끌어들일 수 있을지는 허 회장의 첫 번째 시험대로 볼 수 있다.

김영상ㆍ하남현 기자/y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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