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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년만의 강원도 폭설…예견된 인재(人災) 였다.
1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설이 지난 주말 강원도 전역을 강타하면서 지역 내 교통이 통제되고 도시 기능이 마비되면서 농가 피해가 속출했다. 13일 해제됐던 대설특보가 14일 다시 발효되면서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부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해 오전 7시 현재 속초 4cm, 강릉 1.1cm, 대관령 0.8cm, 울진 1.6cm 등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강릉, 동해, 태백, 삼척, 속초, 고성, 양양을 비롯해 평창, 정선, 홍천, 인제 산간에 대설주의보를 발령했다. 대설특보가 내려진 지역의 예상 적설량은 많은 곳은 5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폭설로 인한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날 강원도 재난대책안전본부에 따르면 농업시설 320개소와 수산시설 피해액은 총 70억여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유리온실 등 비닐하우스와 축산시설 등 농업시설 320개소의 피해액은 41억여원에 이르렀으며 축산 피해로는 산란계 5만2000수와 돼지 341두가 폐사했다. 24척의 어선이 침몰하고 양식시설 13개소가 파손되는 등 수산시설 피해액도 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해시 삼화초교와 삼육초교 등 2곳은 이날 임시 휴교했고 동해 망상초교와 삼척 미로초교 등 2곳은 오는 15일까지 2일간 임시 휴교하기로 정했다.

날이 밝자 폭설지역에는 제설작업이 재개되면서 18개 마을 640여가구 1280여명의 고립 주민 가운데 494가구 960여명이 고립에서 해소됐지만 146가구 310여명은 사흘째 외부와의 왕래가 차단된 상태다. 재난본부에 따르면 공무원, 민간인 및 군인ㆍ경찰 인력 4만6000여명과 총 1924대의 관용차량을 투입하는 등 제설 및 복구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이날 2018동계올림픽 후보도시 평창 현지실사가 예정된 가운데 IOC 실사단이 방문할 영동고속도로 횡계IC~강릉IC, 국도 59호선 진부~중봉, 지방도 2개 구간 등에도 인력을 대거 투입해 중점 제설 활동을 펼쳤다.

한편 강원지역 강설량이 통상 2~3월에 집중되고 11일 오후부터 폭설 예보가 내려졌던 만큼 피해가 커진데는 당국의 폭설 대비 매뉴얼이 부실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고속도로나 국도에서 적설량이 10㎝ 이상이거나 시간당 적설량이 3㎝ 이상 6시간 지속될 때 긴급 통행제한을 하도록 국토해양부 지침이 명시하고 있지만 7번 국도 삼척 구간에서 통행 제한이 이뤄진 것은 11일 밤 11시 30분께로, 이미 적설량은 45㎝를 넘었다. 국토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겨울철 제설 대책기간 중에 강설량이 많아 교통 소통이 취약한 진부령, 한계령 등 153개 구간에 대해 제설장비와 인력을 미리 배치하고 폐홰회로TV(CCTV)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발표했지만 이번에 폭설이 집중된 7번 국도는 취약 지구에 들어 있지도 않았다.

<이태형기자 @vmfhapxpdntm>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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