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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 애인 구합니다. 보수는 170만원”...왜?
“고향에 함께 내려갈 남자친구 구함. 5일에 1만 위안(170만원).”

작년 12월 쓰촨성 청두(成都) 도심 한가운데서 탕융쉐라는 젊은 여성이 이 같은 내용의 피켓을 들고 거리에 서 화제가 됐다. 

미혼인 그녀는 춘제(春節) 때 고향에 내려가 부모로부터 결혼 압력을 받지 않으려고 ‘가짜 남친’을 구하고 나선 것이다. 설 연휴, 부모와 일가 친척들로부터 "결혼하라"는 스트레스는 받는 것은 한국이나 중국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가 보다. 

탕융쉐가 내세운 조건은 나이가 26~30세일 것, 키가 175㎝ 이상일 것, 통찰력이 있을 것 등이었다.

이처럼 요란하게 거리로 나선 것은 아니더라도 중국 인터넷에서는 올해 춘제를 앞두고 가짜 남자친구나 여자친구를 구한다는 글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어 가짜 연인을 데리고 고향을 찾는 것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고 차이나데일리가 8일 보도했다.

가짜 연인의 주요 수요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직업을 가진 도시 남녀들이다. 이들은 결혼하지 않는 자녀를 걱정하는 부모를 안심시키고 자신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 가짜 연인에게 하루 1000위안의 높은 ‘수고비’를 주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수고비는 물론이거니와 고향까지 이동하는데 들어가는 교통비와 숙식비도 모두 고용하는 쪽이 맡아야 하는 만큼 실제 경제적 부담은 만만치 않다. 가짜 남자친구 또는 여자친구는 ‘고용인’의 집에 함께 찾아가 장차 결혼할 애인연기를 하며 상대방 부모와 함께 밥도 먹고 텔레비전을 보며 설을 보낸다.

부모의 특별한 배려로 한 방에서 ‘동침’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성적 접촉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사전 계약에 포함된다. 가짜 애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한 23세 여성은 인터넷 글에서 만약 원치 않는 성적 접촉이 생기면 보수를 2배로 내야 하며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지만 가짜 애인을 찾은 적지 않은 중국 젊은이들은 가짜 애인이 진짜 애인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달콤한 로맨스를 꿈꾸기도 한다. 최근 중국 전역에 방송돼 인기를 끈 ‘여자친구를 빌려 고향으로’라는 드라마에서는 결혼 스트레스를 피하려 가짜 애인을 구해 고향에 내려간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과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이른다.

실제로 많은 중국 젊은이들은 가짜 애인을 구해 고향에 가면 당장 부모의 잔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는데다 상대방이 정말 마음에 들면 진짜 연인 관계로 발전할 수도 있는 게 아니냐는 기대를 품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드라마가 젊은이들을 호도하고 있다면서 젊은이들이 환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한다면 가짜 연인은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헤럴드 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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