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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공·재충전·봉사활동…잠룡 ‘9人9色’
대선 예비주자들 설에 뭐하나
여야 잠룡(潛龍)들에게 2011년 신묘년 설 명절은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올 중반기부터 본격화될 국가비전을 둘러싼 쟁패전에 따라 선두와 후발주자의 운명이 크게 갈리게 되는 만큼 이번 명절이 잠룡들에게는 그나마 같은 출발선상에서 대망의 단꿈을 꿀 마지막 기회다. 연휴가 끝나면 곧바로 보폭을 키우기 위해 각자 몸풀기에 들어간다. 잠룡들도 대부분 이번 명절은 자택에서 차분하게 정국 구상을 하는 일을 선택했지만 후보마다 처지나 스타일이 달라 설 풍경은 각양각색이다.

연휴 뒤 정책 행보를 미리 준비하는 열공형이 있는가 하면, 복잡한 정국에 잠시나마 명절을 재충전의 기회로 삼겠다는 심기일전형도 있다. 물론 복지기관을 찾아 봉사활동에 구슬땀을 흘리는 이도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이번 명절만큼은 여유가 별로 없다. 오는 10일을 전후로 지난달 공청회를 가진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안 발의를 앞둔 만큼 막바지 준비로 바쁘기 때문이다. 그나마 연휴 첫날인 2일 59회 생일을 맞아 삼성동 자택에서 동생 지만 씨 가족과 생일상을 마주하고 덕담을 나누기로 했다. 또 본인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등 대중과 스킨십 강화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 지사는 야전형이다. 명절을 맞아 연일 경기도 시흥ㆍ군포 등 서민 생활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명절 차례를 지내는 것 외에는 노인과 장애인 복지시설을 찾고, 이들과 함께 숙박도 해결하고 있다. 그동안 도정에 김문수표 ‘무한돌봄서비스’를 연착륙시킨 만큼 복지 원조론을 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연휴 내내 서울시정 점검에 주력하기로 했다. 명절 당일인 3일 경찰 지구대 방문 및 남산 한옥마을 ‘떡 만들기’행사에 참가하고 저녁에는 혜화동 공관에서 오랜만에 지난해와 올해 시정을 점검한다. 연휴 뒤부터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위한 서명작업이 시작되는 만큼 그의 관심도 여기에 집중될 전망이다. 정몽준 전 대표는 연휴 중 특별한 일정 대신 동작구 자택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번 명절에 춘천에 가기로 했다. 지난 2년간 칩거해온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 농가에서 오랜만에 초심을 찾겠다는 것이다. 발등에 떨어진 재보선 출마 후보군 윤곽을 잡는 일도 이번 연휴 중에 마무리 짓기로 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고양시 덕양구 자택에서 가족 친지들과 조용히 보내기로 했다. 물론 다음달 12일 열리는 전대 구상을 비롯, 2월 말이 시한인 자신의 저서 ‘국가란 무엇인가’의 마무리 작업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3일 전북 순창 선영을 방문하는 것 외에는 공부에 집중한다. 2월부터 상임위가 바뀌는 환경노동위원회 현안이 대상이다. 2월 중 싱크탱크 출범을 앞둔 정세균 최고위원은 서울 상수동 자택에서 정국 구상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지역구인 충남 예산에서 충청권 최대 현안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 여론전을 벌인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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