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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바라크, 이집트 30년 독재 최대 위기
30년간 이집트를 철권 통치했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82)이 최대의 위기에 처했다. 튀니지 재스민 혁명으로 촉발된 반(反)정부 시위의 불길은 아랍권 최대 인구 국가인 이집트에서 맹렬히 타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무바라크의 최대 정적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귀국으로 무바라크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지난 1981년 사다트 전 대통령이 암살된 이후 대통령직을 이어받은 무바라크는 지난 2005년 88%의 지지율로 5선에 성공했다. 이집트 국방사관학교 출신인 그는 공군참모총장, 국방차관, 부통령 등을 역임했다. 권좌에 오른 뒤 야당들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군부의 지지를 등에 업고 무바라크는 비교적 이집트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

하지만 그의 건강이상설을 보도한 언론인을 구속하고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는 사법처리 대상으로 삼는 등 엄격한 통치를 실시하기도 했다. 2009년 워싱턴포스트의 주말 매거진 퍼레이드는 무바라크를 ‘세계의 독재자’ 20위로 꼽았다.

지난해 11월 실시된 하원의원 선거에서도 집권당은 83% 이상을 차지하면서 압승했다. 당시 야권은 뇌물수수, 투표용지 조작 등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당이 의회를 철저히 장악함에 따라 올해 9월로 예정된 대선에서도 무바라크가 출마할 경우 승리가 당연시되는 분위기였다.

지난해 3월 무바라크 대통령이 독일에서 담낭 제거 수술을 받은 뒤 건강이상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그의 차남인 가말이 대선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미국 기밀문건에 따르면 이집트 군부는 세습을 승인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군부가 인정하는 인물이 여당 후보로 나올 가능성도 거론됐다.

이처럼 후계 구도에 대한 관측이 무성한 가운데 올초 튀니지에서 시작된 정치개혁의 움직임은 이집트에 불똥이 튀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무바라크의 세습 움직임도 이집트 국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온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관광수입 및 수에즈 운하 통과료 등으로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는 이집트지만 권력의 부패 등으로 빈부격차가 극심해 사회불만은 잠복돼 있었다. 특히 실업률은 10%에 달하며 실업자의 76%가 청년층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제 식량 가격마저 폭등하면서 이집트 국민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23년간 벤 알리 전 대통령 밑에서 숨죽여 살던 튀니지도 벤 알리를 사우디아라비아로 쫓아냈는데 “우리도 못할 게 뭐냐”며 이들은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무바라크 일가가 외국으로 도주했다, 가말이 짐꾸러미 100개를 들고 런던으로 갔다는 루머도 나오고 있다. 이번 주말 시위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무바라크의 미래도 기로에 서 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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