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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르푸, 중국 진출 16년만에 위기
프랑스계 대형 유통업체 카르푸가 공급 도매업체와 갈등을 빚어온 데 이어 가격 사기 혐의가 적발 돼 중국시장 진출 16년 만에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카르푸와 미국계 유통기업 월마트가 가격 사기 혐의 때문에 벌금형 등의 처벌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발개위는 창춘시 신민점(新民店), 상하이 롄양점(聯洋店) 등 카르푸의 10여개 점포와 월마트 3개 점포가 원가를 허위로 표기하고, 낮은 가격을 제시해 손님들을 끌어모은 뒤 높은 가격을 받거나 가격을 오해하게끔 가격표시를 하는 등 소비자 기만 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까르푸의 창춘 신민점은 남자내복을 팔면서 원가가 169위안인 제품을 특별할인가인 50.7위안에 판다고 광고했지만 실제 원가는 119위안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상하이 난샹점(南翔店)은 차 주전자를 팔면서 가격표시는 36.80 위안에 해놓고서는 실제로는 49위안을 받았다.

발개위는 이미 관련 지방 가격담당부서에 책임을 지고 위법소득을 몰수하는 한편 위법소득의 5배를 벌금으로 물리는 등 법에 따라 엄하게 처벌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위법소득이 밝혀지지 않았거나 위법소득이 얼마나 되는지를 계산할 수 없는 경우에는 최고 50만위안(약 8500만원)의 벌금을 물리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카르푸는 최근 각종 구설수에 오르며 중국에서 신뢰가 추락한 상태다.

지난해에는 대만계 중국 최대 라면업체인 캉스푸(康師傅)와 라면가격 때문에 갈등을 빚었다. 카르푸가 캉스푸의 라면가격 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버티자 캉스푸는 결국 공급 중단을 결정했다. 중국 언론들은 싸게 물건을 공급하겠다는 카르푸의 손을 들어주지 않고 ‘카르푸의 횡포’라는 식으로 캉스푸를 두둔했다. 이 외에도 중국 최대 식용유 생산업체인 중량(中糧)과는 입점 비용 때문에 마찰을 빚었다.

업계에서는 카르푸가 대만 유통업체인 다룬파(大潤發)에게서 매출 경쟁 1위 자리를 내주고, 점포수에서는 월마트에게 밀리면서 위상이 약화되자 공급업체들이 배짱을 부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 언론들도 카르푸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홍콩 펑황왕(鳳凰網)은 지난 24일부터 카르푸 특집을 보도하며 카르푸 상하이점이 12년간 직원 임금을 한 차례도 인상하지 않는 등 중국에서 불법 경영을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와 함께 ‘카르푸 안가지 1만명 서명운동’을 벌여 이미 1만5000명의 동참을 이끌어 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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