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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적-선원 맞교환이 불가능한 이유 3가지
지난 21일 성공적으로 끝난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 이후 또 다른 피랍선박 금미호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일각에선 생포한 해적과 금미호 선원을 맞교환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국방위원들과 티타임을 가지면서 생포 해적을 금미호 선원 석방에 활용하는 방안을 두고 “그런 식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자들에게 “금미호를 납치한 해적과 이번 해적의 소속을 비교해봐야 한다”면서 “생포 해적을 심문하다보면 정보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 직후 금미호 선원이 무사히 풀려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졌지만 정작 주무부처인 외교통상부는 ‘실현가능성이 낮다’며 신중한 모습이다.

김 장관도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맞교환보다는 국내에서 처벌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생각”이라며 “잘못한 사람을 갖고 활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가 한 발 물러서는 이유는 가능성이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협상 테이블의 맞은 편에 앉을 협상 주체가 불분명하다. 우리 입장에서야 다 같은 ‘해적’이지만 수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해적들 가운데 이번 생포 해적이 금미호와 직접 연관된 해적인지는 불투명하다.

또한 소말리아 해적들이 기업화돼, 자금을 대는 투자자와 정보 제공자 등이 배후에 있어 “행동 대원은 소모품에 불과하다”는 것이 정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때문에 이들이 설사 같은 해적 조직이더라도 금미호 선원 몸값 대신 해적들을 넘겨 받을 가능성은 낮다.

협상의 통로가 돼 줄 소말리아 정부도 문제다. 소말리아는 1991년 이래 사실상 무정부 상태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제한된 지역에서만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른바 ‘실패한 국가’이다. 해적이 난립할 수 있는 이유도 정부의 통치력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적과 선원의 맞교환이 일종의 ‘거래’로, 주권국이 불법세력과 거래를 하는 것은 이유가 어떻든 국제사회에 나쁜 선례를 남겨 이미지를 훼손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까지 정부는 해적과는 협상에 개입하지도 않고 석방금 지급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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