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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발 사과 수위놓고 힘겨루기 불보듯
미리보는 군사회담
“유감” 수준돼야 대화 급물살


북한의 ‘남북 고위급군사회담’ 제의에 정부가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일촉즉발이 우려되는 팽팽한 군사적 대치상황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 측은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무력 도발과 관련한 북측의 사과와 재발 방지에 대한 확약,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을 전제로 내걸어 회담 자체는 물론이고 성사되기까지 진통이 예상되기도 한다.

북측은 지난 20일 오전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명의로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 ‘군사적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남북 고위급군사회담을 열자고 제의했다. 통상 우리 군은 장성급을 고위급으로 분류하지만 북한이 ‘장관’이란 직책 명칭을 쓰지 않기에 형식과 내용 측면에서 국방장관 회담을 의미하는 것으로 읽힌다. 성사 시엔 2007년 이후 4년 만에 열리는 3차 국방장관 회담이 된다.

북측이 먼저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조선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할 것에 대해 남북 고위급군사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의했던 만큼 이번 회담의 최우선 의제는 두 차례의 군사적 도발 관련 사항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대화에 앞서 북측에 도발에 대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대책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공식천명해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는 다음주 중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대령급회담에서부터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앞서 천안함 폭침과 관련해 “국방위 검열단의 공동조사 제안을 남측이 거부했다”며 책임을 회피하면서 역공까지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전향적인 자세가 보이기는 하지만 사과 수위를 놓고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우리 측은 최소한 북측이 연평도 도발로 인한 민간인 희생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밝히는 수준 이상의 조치와 진정성이 보여야 회담이 성사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본회담에서는 북한이 또 북방한계선(NLL) 및 해상분계선 문제를 들고 나올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어 기존의 북한 입장이 바뀌지 않는 이상 회담이 기대만큼 순조롭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앞선 두 차례의 국방장관회담에선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키고 상호 간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조치들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2000년 9월의 1차 회담에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를 이룩해 전쟁의 위험을 제거하는 것이 긴요한 문제라는 데 이해를 같이하고 공동으로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또 2007년 11월 2차 회담에선 서해상 충돌방지, 남북 유해 공동발굴, 각종 교류협력사업의 군사적 보장방안 등과 관련한 합의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백웅기 기자/ kgu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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