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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정상회담>美하원 민감질문 잇단 공세…胡 필리버스터?
후진타오, 美의회 방문·재계인사들 오찬

지재권·인권 등 비난 불구

느릿느릿 답변으로 시종 여유

20분간 대답지연 ‘전술’도

의원들 “압박 성과없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내외의 따뜻한 환대를 받았던 백악관에서와 달리, 20일 미 의회를 방문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싸늘한 대접을 받았다.

이날 미 의원들은 후 주석을 향해 인권, 지적재산권, 환율 문제 등에 대해 거리낌 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반면 후 주석은 한발 비켜서며 느릿느릿한 답변으로 넘어가는 여유를 보였다.

이날 오전 후 주석과 하원 지도자들의 면담에서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지적재산권 보호와 한반도 안보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인 행동을 요청했다.

중국의 한 자녀 갖기 운동으로 인한 강제적 낙태 문제도 거론됐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는 티베트 및 류샤오보 문제를 들어 인권을 강조했다.

이처럼 하원의원들은 민감한 문제에 대해 강력한 압박을 가하기는 했지만 후 주석이 필리버스터(?)로 이를 피해갔다는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후 주석이 1시간가량 진행된 면담에서 지재권 관련 베이너 의장의 질문에 20분간 대답을 하는 등 지연전술을 썼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양당 지도부 10명이 면담에 참여했지만 베이너 의장과 펠로시 원내대표 2명만 후 주석에게 질문을 할 수가 있었다.

뉴욕타임스는 ‘후 주석에게 그리 힘든 날은 아니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하원의원들의 과장과 달리 이들은 후 주석을 충분히 압박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펠로시 원내대표는 류샤오보 문제에 대한 후 주석의 반응이 어땠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지만, 공화당 의원들은 “후 주석이 펠로시 원내대표의 질문을 회피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상원 지도부를 만난 후 주석은 자신을 ‘독재자’라고 비판했던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나 미소를 지으며 악수했다. 리드 원내대표는 베이너 의장과 마찬가지로 지난 19일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 불참을 선언한 바 있다.

이날 면담에서 상원의원들은 후 주석에게 중국이 위안화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고 있다는 불만을 전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후 주석은 이에 대해 “통화 불균형 관련 다소 변화가 있었다”며 “하지만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중국은 더 생산적이고 임금이 낮다”고 답했다.

리드 원내대표는 이날 면담 뒤 발표한 성명에서 “생산적인 면담이었다”며 “인권, 재생에너지, 북한, 이란, 미ㆍ중 군사관계 등에 관한 얘기가 오갔다”고 밝혔다.

앞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후 주석과의 면담 전 기자들에게 “어제 저녁 200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오바마)는 국빈만찬을 베풀어야 했고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류샤오보)는 가택연금 상태라는 점은 상당한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한편 워싱턴에서 마지막 일정으로 재계 인사들과의 오찬에 참석한 후 주석은 티베트, 대만 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중국의 영토 통합과 관련된 문제이며, 핵심적 이익과 직결된 문제”라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중국은 현재 법치주의에 입각한 사회주의를 건설 중”이라며 “미국과 중국 간 관계는 평등과 상호존중의 정신에 입각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일정을 마친 후 주석은 이날 오후 500여명의 중국 기업인을 이끌고 시카고에 도착했다. 후 주석은 시카고에 1박2일간 머물며 중국이 투자한 자동차부품 공장, 중국문화교육센터인 공자학교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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