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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용진의 신세계...’유통왕국’ 건설 본격 시동?

신세계가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을 법인 분리해 각각의 회사로 운영키로 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신세계는 다음달 이사회와 3월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5월까지 분할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 관계자는 “그 동안 서로 다른 두 사업을 통합 경영하면서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과 인력 운영이 있었다”며 “사업별 전문성을 살리고 업태별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해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업 분할을 추진키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신세계의 이 같은 기업 분할 추진은 백화점과 마트를 통합 운영하고 있는 경쟁사 롯데쇼핑과 정반대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선택이 백화점과 대형 마트 두 가지 채널만 갖고 있는 신세계가 신사업 투자를 효율화해 업태를 다각화하기 위한 기반 다지기가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신세계가 추진하는 기업 분할 방식이 회사를 매각 또는 인수ㆍ합병(M&A)하기에 유리한 구조로 만들어지는 것이어서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신세계는 홈쇼핑이나 편의점과 같은 신유통 채널을 병행하지 않고는 2020년 ‘초일류 기업 도약’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판단아래, 각 업태별 경쟁력 강화 방안을 골자로 한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정용진 부회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홈쇼핑이나 편의점 등 M&A에 관심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후발 사업이었던 이마트가 대형 마트 1위로 부상하는 등 규모가 커짐에 따라 백화점 부문에서 받던 시너지 효과가 점점 미미해지고 있고, 서로 다른 부문이 통합 운영되다 보니 그룹 차원의 새로운 사업에 대한 투자가 비효율적으로 이뤄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것도 이러한 시각에 설득력을 더한다.

여기에 신세계가 보유한 3조원에 달하는 삼성생명 지분 매각대금의 투자처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도 이번 기업 분할이 유통 분야 사업 확장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하게 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기업 분할을 경영권 승계와 관련지어 보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이 총괄대표로 취임하며 책임경영을 맡은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최대주주는 17.3%의 지분을 가진 이명희 회장이기 때문에 정 부회장(7.32%)과 정유경 부사장(2.52%) 등 두 자녀에 대한 분할 승계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정 부회장이 그룹 경영을 지휘한 지 만 1년이 지났을 뿐인 데다 호텔과 패션 등 신세계의 다른 부문에 대해선 언급되지 않아 이 같은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세계 측도 “경영권 승계는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이번 기업 분할과도 전혀 관계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신세계는 기업 분할 방식으로 인적 분할 방식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업 분할 시 기존 주식은 신설되는 백화점과 이마트 두 개 회사 분할비율에 따라 주주에게 배분된다. 분할 전후 대주주 및 특수관계자의 지분구조는 같다. 지난해 11조250억원 매출에 1조7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되는 신세계는 현재 이마트가 77.6%, 백화점이 22.4%의 매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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