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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최고 와이너리 ‘조셉 펠프스’가 소노마코스트로 눈돌린 까닭
세계적 명성을 가진 와인의 공통점이 있다. 좋은 맛과 높은 품질을 갖추는 건 기본, 더 중요한 점은 그 나라 와인 역사에서 하나의 ‘전통’을 세웠다는 점이다. 프랑스의 샤토 마고, 샤토 무통 로칠드, 로마네콩티가 그렇고 이탈리아 사시카이아, 칠레 알마비바 와인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최근 뉴 월드(New world) 와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도 전통을 세운 와이너리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최고급 와인 ‘인시그니아’를 생산하는 ‘조셉 펠프스’가(家)다. 도전정신이 강했던 창업자 조셉 펠프스는 1970년대 나파밸리 지역에서 와인 생산을 시작했다.

그는 단맛과 단일 품종에 집중돼 있던 나파밸리 와인시장에 다품종 제조방식인 ‘보르도풍 블렌딩 방식’을 도입했고 ‘카베르네 쇼비뇽’ 일색이던 나파밸리에 최초로 ‘시라’와 ‘비오니에’ 품종을 들여왔다.

1999년엔 캘리포니아 나파밸리를 벗어나 소노마 코스트 지역에서 피노누아 품종의 ‘프리스톤’ 와인도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 13일 한국을 찾은 조셉 펠프스의 수출 총괄매니저인 로버트 백스터(47)를 만났다.

백스터는 가장 먼저 미국 와인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제 미국 와인은 프랑스 와인과 명성이나 품질면서 맞먹는 수준에 왔다”면서 “특히 조셉 펠프스 와인의 경우 모든 품종을 자체 포도밭에서 조달하기 때문에 프랑스 보르도 지역 1등급 와이너리가 갖춘 특별함도 따라잡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조셉 펠프스는 나파밸리 지역에 총 7개의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다. 조셉 펠프스 와인은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블렌딩 방식을 이용하지만 보르도 지역 와인과는 또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백스터는 “와인에서 느껴지는 타닌감이 다르다”면서 “보르도 와인의 타닌감은 거칠고 강한 반면, 조셉 펠프스 와인은 과일맛에 살짝 감춰진 부드러운 타닌감을 느낄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 곳의 기후와 토양이 다르기 때문에 생산된 포도의 특성과 와인의 맛이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인시그니아’로 대표되는 조셉 펠프스 와인이 세계적인 명성을 갖게 된 데는 생산 방식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100% 수작업은 기본. 유기농 생산방식에서 한 발 더 나아간 ‘바이오 다이내믹(Bio-dynamic)’ 재배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자연의 리듬에 맞춰 포도를 재배하는 것. 달이 차고 기우는 정도, 즉 음력을 이용하는 것이다.

백스터는 “가장 친환경적인 와인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며 “조셉 펠프스 와인이 최고급 명성을 이어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현재의 명성만 가져도 충분할 터. 나파밸리를 벗어나 소노마 코스트 지역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이유가 궁금했다.

백스터는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의 경우 이제 프랑스 와인급으로 성장했지만 상대적으로 피노누아 품종은 부족한 상태”라면서 “소노마 코스트 지역은 기온이 서늘해 피노누아 품종 재배에 알맞다. 이곳을 프랑스와 견줘도 손색이 없는 세계적인 피노누아 와인 산지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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