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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annabe Job>예능국 PD
MBC 예능 PD
솔로들의 한가로운 주말 저녁을 책임지고 있는 MBC 예능 프로그램들. 그 중심에 서 있는 예능국 CP, 이민호 PD를 만나봤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예능 피디의 세계와 실제는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PD란 프로그램기획부터 최종방영까지 책임지는 사람

PD는 1차원적으로 말하면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이고, 더 넓은 의미에서 보면 하나의 프로그램의 기획부터 모든 제작과정 및 최종 방영까지 프로그램의 처음과 끝을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예전에는 PD가 프로그램 뒤에서 보이지 않는 손으로 활동하는 일이 많았는데 요즘은 PD가 직접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등 일반인들에게도 노출이 많이 되면서 대중적으로 친근한 이미지가 된 것 같아요.

저는 예능국 PD로서 <테마게임>,<뉴논스톱>,<느낌표> 등 다수의 프로그램을 제작해왔고 2009년 11월까지도 <환상의 짝궁>을 연출했습니다. 지금은 예능국 CP(Chief Producer)로서 후배 연출자들이 프로그램을 잘 연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죠. 예산 및 행정적 부분에서 지원하기도 하고, 때로는 일종의 게이트키퍼(Gate Keeper) 역할도 하고요. 현재 MBC 예능국에는 5명의 CP가 프로그램을 나눠서 맡고 있는데 저는 지금 <음악중심>, <위대한 유산>, <우리 결혼했어요2>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TV의 중요한 공영적 기능은 웃음

어렸을 때부터 TV 보는 걸 좋아해서 나도 TV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던 것 같아요. 모든 꿈은 막연한 동경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MBC에서 방영하는 프로그램들이 좋았어요. 전 여러 방송국 중에서도 꼭 MBC에 들어와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졸업하던 연도에 MBC 공채가 없어졌더라고요. 그래서 먼저 EBS에 들어가서 1년 반쯤 일하다가 다시 MBC 시험을 봐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회사 다니면서 계속 입사준비를 했고요.

처음에 부서 발령받을 때, 예능국을 선택한 건 남에게 불편한 소리를 하고 또 그런 소리를 듣는 것이 싫었던 이유가 가장 컸어요. 코미디 프로그램을 맡아 2~3년 정도 일하면서 TV, 그중에서도 특히 지상파 TV의 가장 중요한 공영적 기능은 웃음이라는 확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개 TV의 오락기능은 부차적인 걸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거든요. 이 팍팍한 세상에서 국민이 마음 편하게 웃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알게 되니까 그만큼 더 많은 책임감과 자부심을 품고 일하게 된 것 같네요.

MBC 예능국 CP, 이민호 PD
How? 박학다식 + 창작에 대한 열정

요즘 많은 대학생이 선호하는 직업으로 PD가 꼽힌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PD가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직,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여러 분야를 폭넓게 아는 것이에요. 그러려면 여러 분야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전제되어야겠죠. 여기에 반드시 덧붙여져야 할 것이 바로 창작에 대한 열정인데요. 이 일은 힘들다고 생각하는 순간 지옥이에요. 아마 프라모델을 만드는 일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프라모델을 만드는 일은 굉장한 집중력이 필요하고 오래 걸리며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하게 되기 쉽거든요. 하지만, 다 만들고 나면 그렇게 멋지고 뿌듯할 수가 없죠. 완성한 후의 자기만족이든, 그것을 보고 좋아할 누군가를 생각하며 느끼는 보람이든,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 자체를 즐겨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MBC는 입사 후 우선 콘텐츠 제작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실제로 tvN 등의 케이블 방송사나 주요 프로덕션에서 일하고 있는, 소위 잘나가는 제작자들을 보면 MBC 출신이 대부분일 정도로 교육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기술적인 능력이라든가 점수로 수치화된 능력들이 아니라 내가 어떤 이야기를 만들고 싶은지, 어떤 프로그램을 제작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고 싶은지에 관한 컨텐츠 제작자적인 마인드가 가장 중요해요.

번듯한 방송국에 들어오겠다는 자체가 PD의 꿈이 되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언제 어디에서든지 내 작품을 만드는 것에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PD가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TiP 예능국이 좋은 이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소재를 다양한 장르에 접목할 창작의 여지가 넓다는 점이다. 즐거움이라는 큰 범주 내에서 개그쇼, 버라이어티쇼, 음악 프로그램, 시트콤, 에듀테인먼트 및 인포테인먼트형 프로그램 등 구성상의 융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 특히나 요즘은 장르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경향때문에 거의 모든 장르가 예능으로 통합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Tip. 책을 많이 읽어라!

지겹도록 많이 들은 말이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니 빠트릴 수 없는 이야기. 바로 책을 많이 읽어라! 요즘 대학생들이 지식은 많지만 지혜가 없다는 얘기를 듣는 건, 제대로 된 독서의 부재에 있을 것이다. 사실 지식은 인터넷 검색만 하면 다 취할 수 있기 때문에 인터넷 서핑으로는 얻을 수 없는 지혜를 배워야 한다. 감수성을 풍부히 키우려는 이유로 소설이나 수필을 많이 읽는 건 사실상 큰 도움이 안 된다. 타인의 감성을 자극하려는 사람들은 오히려 이성적으로 깊이 있는 내용을 배울 수 있는 책들을 많이 섭렵하자. 특히 철학과 역사학을 바탕으로 한 인문학 서적과 사회과학 서적 등을 통해 단편적인 지식을 ‘통섭’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 

http://www.camhe.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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