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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주머니’들고…中 세계 경제패권 노린다
개도국 차관 1100억弗

세계은행 1003억弗 추월

위안화 영향력 확대


러시아 송유관사업 수주등

상대국과 경제통합 심화

범아시아권 무역체제 재편


중국이 세계은행보다 더 많은 돈을 해외에 쏟아부으며 세계 경제의 패권을 노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이 글로벌 경제위기를 기회로 개발도상국에 대규모 대출 지원과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해 도모하고 있는 세계화 전략을 진단했다.

▶중국 개도국 대출 세계은행 추월=인도 재벌인 릴라이언스 그룹의 아닐 암바니 회장은 지난해 10월 상하이에서 계열사 릴라이언스파워가 중국 국영 상하이일렉트로닉으로부터 100억달러 규모의 발전 설비를 구매하는 데 사인했다. 발전 분야 최대 규모 계약이자 중국ㆍ인도 간 경제 협력 사상 최대 규모였다.

계약 규모만 놀라운 게 아니다. 상하이일렉트로닉은 미국의 GE보다 30~40% 저렴한 가격에, CBD 등 중국은행의 대부까지 곁들여서 실제 구매가격을 GE보다 60% 이상 싸게 해줬다.

그야말로 중국판 세계화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장면이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중국 개발은행(CDB)과 중국 수출입은행(EximBank)이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해외 개발도상국가와 기업들에 대부해준 금액은 총 110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세계은행이 지난 2008년 상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2년간 대출키로 한 1003억원을 넘어서는 규모이다. 과거 세계은행 최대의 대부 수혜국이었던 중국이 이렇게 변모한 셈이다.

중국의 이 두 은행은 세계은행보다 더 좋은 조건에 대출해주고 대출자에게 투명성 조건을 까다롭게 달지도 않는다.

브루킹스에 따르면 중국 해외 대출의 선봉장인 중국개발은행의 경우 에너지 분야에만 지난 2년간 세계 산유국과 석유업체에 뿌린 대부금이 650억달러에 이른다.

이 은행의 대출은 아프리카 50개국을 포함해 남아프리카에서 발칸 반도까지 141개국을 망라한다.

▶중국판 세계화 기도=신문은 중국 2개 은행의 이런 어마어마한 대출 규모는 바로 중국 주도 세계화의 새로운 패턴을 보여주는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대출 지원은 중국이 러시아 카자흐스탄 버마에 원유 송유관 사업을 수주하고 베트남 라오스 등에 철도망을 건설하는 데 촉매가된다.

또 러시아 베네수엘라 브라질에는 원유와 장기 대출을 맞바꾸고, 인도에는 발전소 설비를 팔며 대출을 해주고, 가나에는 인프라 건설을, 아르헨티나에는 철도 공사권을 수주하는 방식이다.

브라질의 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는 지난 2009년 CDB와 100억달러를 대출받았는데 최고경영자인 호세 세르지오 가브리엘리는 미국 수출입은행에서 20억달러를 대출받을 때보다 훨씬 쉬웠다고 밝혔다.

중국은행들의 대출은 상대국과의 경제 통합을 심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이는 곧 중국 위안화의 영향력 확대와 국제화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베네수엘라에 빌려준 200억달러의 절반은 위안화로 주고 이자금은 베네수엘라가 중국 제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유라시아 컨설팅회사의 에반 파이겐바움 수석 책임자는 중국은 경제 금융 연결망의 센터 역할을 강화시킬 것이고 이는 단계적으로 동아시아의 통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은 다음 단계로 미국을 배제한 범아시아권 무역, 투자체제의 재편을 기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많은 나라들의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중국이 미국을 추월했다.

중국 이웃인 한국과 일본, 그리고 주요 자원수출국인 호주 브라질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아드에서 중국으로 선적되는 원유가 미국행보다 많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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