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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기아차 노사, 해외 vs 국내 생산물량 신경전
지난해 생산비율제 도입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였던 현대ㆍ기아차 노사가 올해도 국내외 생산물량 배분 및 신차종 투입을 놓고 신경전을 펼칠 기세다. 현대ㆍ기아차의 해외 생산량이 국내 생산량을 크게 넘어서면서 노조가 본격적으로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현대차의 2011년 생산계획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국내외에서 총 390만대를 생산키로 하고 이 중 53%를 웃도는 207만대를 해외에서 생산해 판매키로 했다. 이로써 지난해 처음 해외 생산량이 국내 생산량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현대차의 국내외 생산량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현대차 러시아공장이 본격 가동에 돌입한 데 이어 미국, 체코 등 다른 해외 공장들의 가동률이 올라가게 된 데 따른 결과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는 “작년보다 8만6000대 가량을 국내에서 더 생산키로 함에 따라 어느 정도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올해는 해외 공장이 국내 공장 생산대수를 본격적으로 추월한 만큼 향후 대응해야 할 과제로 남게됐다”고 밝혔다.

작년 사측과 단체협약 개정 협상을 진행하면서 국내외 공장의 생산량 비율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생산비율제를 강력하게 요구했던 금속노조 기아차 지부도 49년차 정기대의원대회 안건에 ‘해외공장 신차종 개발에 관한 논의 및 대책수립 건’을 포함시켰다. 노조와 합의 없이 국내에서 생산되는 차량을 해외공장에서 직접 생산하거나 신차종을 투입하는 것을 막아 국내 근로자들의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기아차노조 관계자는 “단체협약 상 해외공장에 신차종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노조와 합의(의견일치)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사측이 번번이 이를 어기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정기대의원대회 안건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조 움직임에 대해 사측은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해외공장을 늘리고,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신차종을 투입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수요가 있는 곳에 생산공장을 지어야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현지전략형 모델을 투입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대세라는 것이다.

국내외 생산물량 배정 및 신차종 투입과 관련해 현대ㆍ기아차 노사가 올해도 만만치 않은 신경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 미국 조지아공장에서 현장 직원들이 쏘렌토R를 조립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 생산물량을 무조건 줄이면서 해외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국내 생산량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을 전제로 해외 생산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고 있다”면서 “올 생산계획만 보더라도 국내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이 이를 입증한다”고 말했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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