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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룻밤새 서울 수도 계량기 1600대 얼어터졌다
전국이 꽁꽁 얼었다. 추워야 제 맛이라는 겨울이지만 이번 추위는 “해도 너무한다”는게 시민들의 반응이다. 지난 주말께 절정에 달한 추위가 17일 오전까지 맹위를 이어갔다.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추위에 맞서 두터운 겨울 옷을 몇겹씩 껴입었지만 영하 14도를 밑도는 한파에 속수무책이었다. 지난 밤 새 추위를 견뎌지 못한 수도관이 여기저기서 터졌고, 길거리에서 노숙하던 60대 남성이 동사하는 등 한파 피해가 잇따랐다.

17일 중북부 지방을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영하 20도 아래로 내려가는 한파가 이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현재까지 아침 최저기온이 서울 -14.1도, 문산 -22.3도, 철원 - 22.9도, 춘천 -20.6도 등을 기록했다. 일요일인 지난 16일 1915년(영하 14도)이후 96년 만에 가장 추운 날씨를 기록했던 부산도 17일 오전 영하 7.7도를 보이는 등 중부와 남도 대부분 지역에서도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안팎을 기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찬 대륙고기압의 확장으로 한반도 상공 5㎞에 영하 40도가량의 찬 공기가 머물러 있다”며 “찬 바람까지 불어 체감온도가 더 떨어졌다”고 말했다.

한파 피해도 잇따랐다. 서울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16일 오후 5시부터 17일 오전 5시까지 1603건의 수도 계량기 동파신고가 접수됐다.이로써 올 겨울 서울에서 접수된 수도계량기 동파 신고는 총 7983건을 넘어섰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이번 겨울 기록적인 한파로 작년에 비해 동파 신고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 소재 아파트에서는 얼어붙은 수도 계량기를 헤어드라이기를 이용해 녹이려다 계량기를 둘러싼 보온 스티로폼에 불이 붙는 사고가 일어났다.

동사 사고도 발생했다. 16일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에서 노숙자 이모(53)씨가 벤치 밑에 쓰러져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외상이 없는 것으로 미뤄 영하의 날씨 속에 노숙을 하다 동사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박수진 기자@ssujin84>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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