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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신수, ‘메이저리그의 전설’로 거듭날까
‘추추트레인’ 추신수(29ㆍ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미국무대 데뷔는 화려하지 않았다. 추신수는 지난 2000년말 시애틀 매리너스에 마이너리거로 데뷔한 이래 5년여를 마이너리거로 살았다. 월급이래야 불과 100만~150만원. 통장 잔고는 걸핏하면 마이너스였고, 원형탈모증까지 걸릴 정도로 외롭고 막막한 시절이었다.

그 힘든 마이너 시절에 종지부를 찍고, 메이저리거가 된 뒤에도 추신수의 하루하루는 도무지 잘 풀리질 않았다. 우익수 자리에 이치로 스즈키라는 걸출한 스타가 있는 시애틀에선 좀처럼 기회를 잡을 수 없었던 것. 2006년 클리블랜드로 이적한 추신수는 출전기회를 잡으면서 팬들의 눈에 드나 싶었다. 하지만 이듬해 토미 존 서저리(팔꿈치 인대 접합수술)까지 받으며 또 한번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러던 추신수가 이제는 클리블랜드에선 ‘없어선 안될 보배’가 됐다. ‘폭주기관차’로 새로운 전설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 추신수는 올 시즌 144경기에 출장해 정확히 타율 0.300을 찍고 홈런과 도루 각 22개씩을 올려 2년 연속 3할 타율과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20홈런-20도루와 3할 타율을 동시에 기록한 타자는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 단 3명 뿐이다. 또 클리블랜드가 속한 아메리칸리그에선 추신수 뿐이다. 또 클리블랜드에서 2년 연속으로 타율 3할과 20-20클럽에 가입한 타자는 1900년 미(美) 프로야구가 기록을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110년 만에 추신수가 처음이다. 

게다가 추신수는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외야수 중 가장 많은 14개의 보살을 잡아내며 ‘공수주’ 모두에 능한 만능 선수임을 보란듯 입증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유일한 약점(?)이었던 병역문제까지 말끔히 해결했다.

추신수의 이같은 거침없는 질주 뒤에는 성실한 태도와 겸손함이 깔려 있다. 추신수가 롤모델로 삼고 있는 선수는 ‘아웃성 타구라 해도 1루까지 걸어가본 적이 없다’는 ‘성실의 상징’ 양준혁이다.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소집 때도 훈련에 누구보다 일찍 참여하고, 메이저리거 답지 않게 겸손해 많은 이들의 감탄을 샀다.

2010시즌 46만1100달러라는 메이저리그 스타치고는 최저수준 연봉을 받은 추신수는 이번 겨울 처음으로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었다. 미국 언론이 예측하는 그의 최저연봉은 400만달러 이상. 거기에 자유계약선수(FA)자격까지 얻게 된다면 그의 연봉이 어디까지 치솟을진 알 수 없다. 요즘 그의 인기는 그야말로 상종가. 미국 언론도 추신수의 연봉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는 추신수가 2011년 클리블랜드를 넘어, 메이저리그의 ‘전설’로 성장할 것을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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