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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혈세 1000억원 앉아서 날릴판
서울시의회 대형사업 예산 ‘마구잡이식’ 삭감 파장
설계·감리 마친 예술섬

530억 재정손실 불가피

서해뱃길 공사중단 따른

손해배상 소송 부담까지


서울시가 제출한 예산안에서 시의회가 서해뱃길ㆍ한강예술섬 등 진행 중인 사업까지도 예산을 전액 삭감, 시민 혈세 1000억원 가량이 허공에 뜨게 생겼다.

시의회는 ‘오세훈 시장의 치적쌓기 사업’이라며 그간 추진해 오던 한강예술섬(406억원)과 서해뱃길(752억원)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또 한강 지천 수변공원 조성(50억원), 9988 복지센터와 어르신행복타운 추진사업(98억9000만원) 등도 모두 예산이 없어 그동안 투자됐던 세금들이 매몰될 지경에 처하게 됐다.

시는 한강예술섬 조성공사는 이미 토지를 매입 설계, 감리까지 마쳐 방치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예산이 전액 삭감돼 토지 매입비 274억원과 설계ㆍ감리비 260억5600만원의 재정손실을 입게 됐다고 밝혔다. 또 추후에 건설이 재추진돼 2019년까지 연장된다면 추가 비용은 3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해뱃길사업은 더 심각하다. 4년 이상 준비해온 ‘서해뱃길 조성사업’ 중단으로, 양화대교 경간조정 공사비 233억원과 여객수로 정비사업에 투자된 53억원 등 총 286억원은 추경예산에서 반영이 안되면 한강 물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단지 혈세 손실뿐 아니라 한ㆍ중ㆍ일을 연결하는 동북아 관광네트워크의 허브가 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상실하고 교각을 넓히기 위해 공사 중이던 양화대교는 가교상태의 S자 형태로 돼 있어 최근 사고가 잇따르는 등 사회적 손실도 만만찮다. 또 공사 중단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이 들어올 경우 추가 부담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양천과 중랑천을 프랑스 파리 센강이나 이탈리아 베니스강과 같이 그 주변을 생활ㆍ문화ㆍ관광 등이 어우러진 수변도시로 재생시키기 위해 진행 중이던 한강지천 수변공원 조성공사도 예산 50억원이 전액 깎여 이미 투자한 설계비 등 85억원도 사라지게 됐다.

이곳에는 수상버스와 수상택시 등이 운항되고 뱃길 주변에는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ㆍ레포츠공간을 조성해 새로운 관광명소로 육성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예산 삭감으로 물거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노인복지를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던 9988복지센터ㆍ어른신행복타운 건립도 물거품되면서 기존 투자금액 3억7700만원을 모두 날리게 됐다.

또 서비스산업 일색인 서울시의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던 바이오 메디컬펀드 사업도 전액 삭감돼 이미 투자한 75억원 중 절반은 손실이 불가피하다.

특히 바이오 메디컬펀드는 정부와 민간 투자자금까지 끌어들여 양질의 일자리 2만개를 만들려고 했으나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이 외에 서울시민 편의를 위해 꼭 필요한 기간사업 예산도 삭감돼 투자금액 손실은 물론 주민 불편도 예상된다.

시가 기존 배수지 용량이 적어 급수공급조절 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강북구 우이동 등 5개동 2만6950가구의 배수지 시설을 증설하기 위한 공사비가 모두 삭감된 것. 이에 따라 고지대 주민들은 수돗물이 잘 나오지 않는 불편을 장기간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됐다.

또 내년 12월 완공ㆍ통수 예정이던 강북정수센터 고도정수처리시설공사도 예산 400억원 중에서 200억원으로 반 토막 나 공기를 맞추기 어렵게 됐다.

최항도 기획조정실장은 “지속사업은 추경에서 다시 예산을 요구할 계획”이라며 “시의회도 시민의 소중한 세금을 헛되게 날리지 않도록 수용해 줘야 한다” 말했다.

이진용 기자/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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