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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직 경찰간부 “강희락 부탁으로 유씨 만났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함바 비리’와 관련, 브로커 유상봉(65) 씨와 접촉하거나 금품·향응을 받은 경찰에 ‘자진신고’ 할 것을 주문한 뒤 현직 총경 2명이 이번 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모두는 검찰 조사에서 ‘만난 적은 있지만 청탁비리는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충남청 김모 총경과 대구청 김모 총경 등 2명이 최근 검찰에 참고인으로 불려가 유씨와의 관계에 대해 검찰에 진술했다.

충남에서 여러번 서장을 한 김모 총경은 강희락 전 경찰청장의 부탁으로 유씨와 접촉했으며 당진서장이던 2006∼2007년 강 전 청장(당시 경찰청 차장)의 전화를 받고 집무실에서 유씨와 만났다고 신고했다.

김 총경은 “당시 유씨가 당진의 현대제철 건설 현장에 함바를 운영하고 싶다며 도와달라고 부탁했는데 ‘함바 운영은 건설사 핵심인물이 하는 것이어서 서장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거절했다”고 감찰에 해명했다.

그는 2008년 말 천안서장을 할 때도 유씨를 만난 사실이 있다며 “당시 유씨는 천안의 한 건설사 소장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했고 ‘아는 소장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대구청의 김모 총경은 검찰조사에서 지역 서장 시절 김병철 울산청장의 부탁으로 집무실에서 유씨와 접촉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주 건천에 건설 중인 양성자가속기 현장과 관련해 유씨로부터 ‘도시락 공급을 하려는데 시장을 소개해달라’는 청탁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며 “하도 어이가 없어 ‘우리가 거간꾼이냐’라고 말하고는 거절했다”고 해명했다.

대구청의 또다른 총경도 검찰로부터 이날중 참고인 출석 통보를 받았지만 해당 총경은 “유씨를 알지만 금품을 받은 적은 없는 만큼 나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 말고도 강희락 전 경찰청장 재임 당시 비서실장을 한 경정 1명과 비서실 경감 1명도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총경 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자진신고를 받은 결과 10일까지 120여건이 들어왔지만, 대다수는 유씨를 전혀 모른다고 했고 4명은 유씨와 만나기만 했을 뿐 금품이나 향응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신고했다.

한편 ‘함바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경찰간부 6명의 재산 변동 내역을 파악하고자 행정안전부에 최근 수년간 공직자 재산등록 자료를 요청했다.

이들 6명은 강 전 청장과 이길범 전 해양경찰청장, 이동선 전 경찰청 경무국장,박기륜 전 경기청 2차장, 김 울산청장, 배건기 전 청와대 감찰팀장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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