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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떼 죽음, 지구멸망 징조?
새해 첫날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미국 아칸소 주의 찌르레기 집단 죽음에 이어 곳곳에서 동물들의 떼죽음이 보고되면서 급기야 ‘종말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최근 벌어진 집단 폐사를 종합, ‘동물 묵시록’(aflockalypse = 동물Animal + 집단Flock + 묵시록Apocalypse)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신문은 야생동물이 떼죽음을 당하는 것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지금처럼 불과 일주일 사이에 전세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난 경우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칸소 주에서 집단 폐사한 찌르레기
[미 CNN 보도 영상 캡처]

그러나 이런 일이 그리 특이한 경우가 아니라며 불필요한 공포의 확산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AP통신은 7일 생태학자들을 인용, “이러한 집단 죽음은 종종 있었으며 사태 간 연관성도 없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지질조사국(USGS) 야생동물건강센터는 1970년대 이래로 새와 물고기 등 생물들의 집단 죽음을 추적해왔다. 야생동물 질병 전문가인 리앤 화이트는 “대규모 죽음은 어떨 때는 기상조건이나 수질이 악화돼 발생했을 수도 있고 질병이나 오염도 이유가 된다. 끝내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USGS는 지난 8개월간 북미 지역에서 대규모 야생동물 죽음이 95건 보고됐다고 밝혔다. 미네소타에서 기생충 감염으로 죽은 오리 4300마리, 바이러스 감염으로 죽은 1500마리의 북미도롱뇽 등이 포함된다.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바닷새 2750마리의 죽음은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USGS에 따르면 매년 평균 163건의 집단 죽음이 연방 정부에 보고된다. 화이트는 “종에 따라 어떤 것은 아예 보고조차 되지 않는다”며 “1996년 캐나다에서 식중독에 걸려 10만마리의 오리가 집단 폐사한 것에 비하면 이번 아칸소 주 찌르레기 죽음은 아무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집단 폐사가 유독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생태학자 윌슨은 “기술의 발전 탓”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터넷과 휴대전화 등으로 전세계와 빠르게 통신을 할 수 있어 사람들은 각각의 사건을 연관 지어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불안해하는 데 대해서는 “미스터리에 귀를 기울이고 위험 징후에 민감해하며 비일상적인 일에 호기심을 갖는 인간의 본능”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생태학자 역시 “사람들은 이제 스마트폰으로 현장에서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퍼 나른다”며 “이로 인해 공포가 증폭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윌슨은 “이러한 집단 죽음이 매우 큰 관심을 끄는 반면 인간에 의한 동물의 멸종에 대해선 귀 기울이지 않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고 비판했다.

<김우영 기자 @kwy21>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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