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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재즈의 역사, 무대에 오르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한국 재즈의 역사가 오른다. 오는 28일 한국 재즈 1세대 뮤지션들이 지난달 개봉한 영화와 같은 제목의 ‘브라보! 재즈 라이프’ 콘서트를 연다.

트럼펫의 대가 강대관, 국내 유일한 남성 재즈보컬 김준, 클라리넷 연주자 이동기, 한국 재즈의 대모로 불리는 박성연, 드럼과 봉고의 장인 류복성 등은 스크린에서 빠져나와 살아있는 연주를 선사한다. 막걸리 한 사발을 앞에 두고 추억을 얘기하다 악기를 하나씩 꺼내 들고 흥겨운 즉흥연주를 하는 영화 속 감흥은 무대 위에서 생생히 되살아난다.

재즈는 미국 뉴올리언스 흑인들의 거리 음악으로 출발했다. 그 선율은 주한미군 클럽 무대를 통해 한국에 스며들었다. 6.25 전쟁 이후 척박한 상황에서도 재즈를 품어 일궈온 한국 재즈 1세대 밴드의 연주는 그 자체가 역사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이들이 연주하는 ‘Moonglow’ ‘Whisper Not’ ‘What a wonderful world’ ‘My Way’ 등을 들을 수 있다. 박성연과 말로(보컬)의 듀엣 무대와 김준과 이정식(색소폰)이 호흡을 맞춰 끊기지 않은 한국 재즈의 맥도 확인할 수 있다. 스크린을 통해 영화의 주요 장면이 배경으로 깔려 그들의 일상과 무대는 재즈로 합쳐진다.

재즈 평론가로 영화 ‘브라보!재즈 라이프’의 감독을 맡아 재즈에 대한 이들의 열정을 담아낸 남무성 감독은 이번 공연도 연출했다. 남 감독은 “그들의 음악엔 그들이 살아온 영화 같은 삶과 재즈에 대한 고집스러운 자존심이 묻어나 감동을 준다”며 “이번 무대는 한국 재즈의 건재함을 알리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상징적인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반장’의 오프닝 음악으로 잘 알려진 70대 드러머 류복성은 영화 ‘브라보 재즈 라이프’에서 말했다. “재즈는 항상 새롭잖아. 재즈는 늙지 않아.”

하얗게 샌 머리가 무색하게 재즈에 대한 이들의 열정도 시간의 흐름을 잊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윤정현 기자/h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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