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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장난 녹음기 그만 꺼야”…與 개헌놓고 계파간 충돌
여권 지도부가 새해 벽두부터 ‘개헌카드’를 꺼내면서 공론화하고 있는 가운데 5일 한나라당 공개회의 석상에서 계파간 의견 충돌이 벌어졌다.

친박(친박근혜)계인 이경재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ㆍ중진연석회의에 참석, “당에서 자꾸 고장난 녹음기를 계속 트는 것처럼 꺼내는 개헌 얘기를 그만둬야 한다”며 “내용없는 개헌을 자꾸 꺼내는 것은 아마 차기 대권에서 최소한의 입지를 유지하려는 일부 정치인의 바람이지 국민들의 관심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헌 논의는 이제 접어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또 “막상 당내에서는 (개헌 필요성을) 제기하지 않았는데 지도부가 순서를 좀 잘못하고 있는게 아닌가”라며 “개헌은 당위성과 일반론으로 가능하지 않고 국민적 공감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이 의 원이 박 전 대표가 최근 개헌을 묻는 질문에 “이전부터 다 얘기했던 것”이라고 답하며 부정적인 인식을 내보인 것이란 해석을 대변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제 의원이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이에 친이(친이명박)계 이윤성 의원은 이 의원의 발언에 대해 “우리 당이 개헌문제를 얘기하는 건 일단 국민적 동의를 얻기 위한 시동에 불과하다”며 “새해 첫 회의에서 너무 심각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우려 의사를 펼쳤다.

중립성향의 정의화 국회부의장도 “노무현 대통령도, 김형오 전 국회의장도 18대 국회 때 개헌을 논의하자고 한 바 있다”며 “논의의 시기와 상관없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권력구조의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고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다시 이경재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도 신년사에서 개헌의 ‘개’자도 말씀 안하셨다”며 “(개헌에 대한) 속마음은 있는데 오해를 안 사려고 당 지도부가 알아서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받아쳤다.

그러자 안상수 대표는 “개헌은 17대 국회 당시 18대에 들어가서 논의하자고 약속한 것”이라며 “논의 자체에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다른 눈으로 쳐다보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서경원 기자 @wishamerry>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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