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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고성장 지속…‘공장株’ 주목을
2011년 증시도 외국인과 랩이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시장은 20%가량 오르겠지만 이들이 주목하는 종목은 그 이상 오를 것이란 예측이다. 종목을 고르는 기준은 다양하지만, 새해에는 ‘공장’을 눈여겨봐야 할 듯싶다.

물론 중국이 긴축에도 불구하고 8% 이상 고성장을 지속하고, 선진국 경기기 회복된다는 전제가 충족돼야 한다. 각종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야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

지난해 상장사 전체 이익의 20%를 넘게 차지했던 삼성전자 이익이 올해 꽤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올해 상장사 전체 이익은 늘어난다는 관측이 많다. 삼성전자 외에 다른 기업의 이익이 크게 늘어난다는 뜻이다.

2009~2010년 증시 테마는 원화 약세와 해외 경쟁사 부진으로 인한 이익의 증가였다. 그런데 2011년 원화 강세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익을 늘리려면 매출을 확대해야 한다. 매출을 늘릴 만한 투자가 이뤄진 종목을 고를 필요가 있다.


다행히 2009~2010 시즌 우리 증시 주도주 대부분은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투자를 늘려 경쟁자와의 격차를 벌렸다. 공장은 하루아침에 지을 수도 없고, 투자자금을 내일 당장 만들 수도 없다. 잉여 이익을 바탕으로 한 선제 투자가 수요 확대를 만날 때 미래 이익은 극대화된다. 제조업에서 가동률에 따른 이익 변동은 산술급수보다는 기하급수에 가깝다.

반도체, 화학, 자동차 등은 금융위기 이전부터 진행하던 설비 투자를 위기 국면에서도 지속해 점유율을 크게 늘렸다. 삼성전자, 호남석유, LG화학, 현대ㆍ기아차 등이 그 예다. SK에너지 등 정유주가 최근 급등한 데에는 글로벌 공급 부족에 따른 점유율 상승이 결정적이었다.

2009~2010년 설비 투자가 크게 늘어나 시장장악력을 갖췄음에도 주가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업종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유목 성향’이 강한 외국인과 랩은 이미 수익을 낸 종목 외에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아 나설 확률이 높다.

설비 투자 자체도 중요하지만, 투자된 설비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느냐도 눈여겨봐야 한다. 이른바 ‘컨버전스(convergence)’다. 예를 들어 반도체를 만드는 공정은 태양광 셀을 만드는 것과 비슷하지만, 훨씬 고도의 기술을 요한다. 대형 선박의 프로펠러를 만드는 기술은 풍력발전 설비를 만드는 일과 비슷하다. 섬유를 만드는 과정을 조금 변형하면 IT 관련 화학제품을 만들 수도 있다. 주성엔지니어링, 현대중공업, 제일모직 등이 좋은 예다.

좀 더 스토리를 확대하면 LED나 AMOLED 등도 해당된다. 이들 사업 부문은 기존 디스플레이 생산 설비와 기술의 연장선상이다. LED는 디스플레이용 외에 조명용이란 새로운 수요처도 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현대ㆍ기아차의 설비 투자는 2010년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주력 신제품인 고부가 차종이 인기를 끌면서 설비 효율이 높아져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늘어나는 스토리가 가능하다.

홍길용 기자/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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