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3년만 고점찍자 개인·외인 매수세 엇갈려
개인 1조3000억 매도…외인 1조7000억 베팅
반면, 글로벌 반도체 업체 부진하자 외인 매도
기관은 순매도 1위는 삼성전자…2조원대
“5월 주식시장 반도체 포지션이 관건”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4월 개인 및 외국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반도체였다. 개인투자자들의 반도체주 사랑은 꾸준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주 글로벌 반도체업체들의 부진 속 국내 반도체주 대거 매도흐름을 보였다. 기관은 이달 내내 반도체주를 대거 팔아치우다 지난주 순매수세로 전환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26일 기준) 개인투자자 순매수 1위는 SK하이닉스로 5458억원어치 사들였다. 2위는 LG화학(4323억원), 3위는 한미반도체(3426억원)다. 이달 상위 3개 종목 중 2개가 반도체주였다. 개인은 지난 2월, 3월 SK하이닉스를 각각 전체 순매도 2위(-6353억원), 3위(-3874억원) 규모로 팔아치웠지만 이달 순매수세로 전환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달 들어 2.84% 감소했다.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40%를 웃돌았고 2분기도 흑자 전환(전년 대비)이 예상된다. 그러나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경쟁 심화, 메모리 업황 호조가 주가에 선반영 됐다는 투심 등 여파로 주춤하는 양상이다. 앞서 엔비디아 반도체 랠리에 탑승하며 2월(15.96%), 3월(17.16%)에는 주가가 상승했다.
개인은 삼성전자를 이달 37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달 첫째 주에만 1조3125억원치를 팔아치웠다. 당시 8만5300원을 기록하며 3년여 만에 최고가를 찍자 고점 판단 아래 대거 매도세를 보였다. 이후 셋째 주 5955억원, 넷째 주 6954억원을 순매수하며 주간 기준 1위를 차지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이달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2조1838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와 달리 외국인은 첫째 주에만 1조753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둘 째주에도 1조원대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에 베팅했다. 그러나 금리 인하 지연 전망과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 등 대외경제 여건에 더해 TSMC와 AMSL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연간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으로 엔비디아 주가가 급락하자 대거 매도세를 보였다. 지난주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 1~3위는 모두 반도체로 1조원 넘게 팔아치웠다. 삼성전자를 7803억원, SK하이닉스 1160억원, 한미반도체를 1097억 원어치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수세는 꾸준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을 제외하고 월간 기준 순매수 1위 종목이다. 2월은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 기대감으로 ‘저PBR’(주가순자산비율)인 현대차(1조7057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현대차에 수급이 몰리면서 삼성전자는 전체 7위 규모(2317억원)로 잠시 밀렸다. 그러나 이를 제외하면 1월(2조3000억원), 3월(2조 9707억원) 규모 순매수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기관의 순매도 종목 1위는 삼성전자로 이달 2조1583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SK하이닉스도 454억원어치 매도 우위를 보였다.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기아(2181억원)다. 2위는 아모레퍼시픽(1402억원), 3위 KB금융(921억원)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기아는) 전기차 부진 및 하이브리드 판매 호조, 미국과 유럽의 환경규제 속도조절,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인해 미래차 산업의 도래가 지연될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레거시 업체들의 디스카운트 완화 요인이 될 전망이다”고 했다.
김수연·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주식시장은 반도체 포지션을 어떻게 할지가 관건이다. 반도체 대형주가 다시 오를 수 있는 모멘텀은 다음달 22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라 전망했다. 다만 “이번 5월부턴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AI의 성장성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반도체 대형주가 쉬는 동안 중소형 종목들에 집중하되 5월 후반으로 갈수록 다시 대형주 비중을 높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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