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카카오, 다음과 헤어질 결심했나?”
충격적인 얘기가 돌고 있다. 카카오 위기와 맞물려 9년동안 동거했던 포털 다음(Daum) 정리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회사명까지 바꿀 각오로 쇄신에 나서겠다”는 카카오의 정리 대상 중 하나로 다음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한때 포털 시장의 최강자였던 다음(Daum)의 점유율은 또 4%대를 기록했다.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카카오와 결별할 경우 생존 위기에 몰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14일 웹분석 사이트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12월들어 다음의 국내 인터넷 검색 점유율은 4.3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내내 4%대 바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네이버의 점유율은 60%대를 넘어섰다.
한때 네이버와 양대 포털로 불리던 다음의 앱 사용자 수도 지난 5년간 33%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는 다음 애플리케이션(앱)의 사용자 변화를 조사해 발표했다.
조사 결과 다음 앱 사용자는 724만명(10월 기준) 이었다. 이는 지난 2018년 10월의 1079만명과 비교하면 5년간 사용자가 33%나 줄어든 수치다.
반면 네이버 앱 사용자는 2018년 10월 3446만명에서 지난달 기준 4295만명으로 5년 동안 사용자가 25% 증가했다. 특히 다음 사용자가 빠르게 감소하며 두 앱 간 사용자 격차는 매년 커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을 찾는 사람이 계속 줄어들면서 포털이라는 존재감이 미미해 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분기 매출 900억원대도 무너졌다. 1분기 836억원, 2분기 895억원, 3분기 832억원이다. 3분기 매출만 놓고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4%, 직전 분기보다는 7% 쪼그라들었다.
무엇보다 위기에 몰린 카카오 입장에서는 더이상 다음을 안고 가기 힘든 상황이 됐다. 실적은 갈수록 부진하고, 뉴스 노출 알고리즘이나 관련 댓글, ‘다음 아고라’ 운영 등과 관련해 좌편향 논란 등이 계속되며 정치권과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지난 5월부터는 다음을 사내 독립기업(CIC)로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사내 독립기업(CIC)은 말그대로 회사만 기존처럼 사내에 두고, 운영은 독립적으로 하는 형태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위기에 몰리면서 정치적 부담만 가중하는 다음을 계속 안고 가기 힘든 상황이 됐다”며 “‘정치 리스크’로 포털 운영에 따른 부담만 커져, 결별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1995년 이재웅 창업자가 세운 다음은 무료 메일 서비스(한메일)와 커뮤니티 서비스(다음 카페), 검색 서비스 등을 바탕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 포털업계 개척자이자 최강자였다.
하지만 이후 ‘지식인’을 앞세운 네이버와 구글에 점유율을 뺏기면서 정체에 빠졌고 2014년 카카오에 인수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뚜렷한 반격 기회를 얻지 못한 채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카카오가 위기에 몰리면서 다음과의 결별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