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유명 연예인들을 수술해준 의사라 속이고 불법 성형수술을 반복하다 심각한 부작용을 앓게 한 병원 대표와 간호조무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과 공모해 받지도 않은 무좀 치료를 받았다고 보험사에서 보험금을 타내 성형수술비로 쓴 환자 300여명도 붙잡혔다. 심지어 진짜 의사들이 이 '가짜 의사'로부터 성형수술을 배우기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보험사기, 의료법 위반,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사무장 병원 대표 50대 A 씨와 업무상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간호조무사 50대 B 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에게 환자를 알선해준 브로커 7명과 보험사기에 가담해 실손보험료를 챙긴 환자 305명도 검찰로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21년 10월 경남 양산에서 의사면허를 빌려 운영하는 소위 사무장 병원을 개설했다. 그는 B 씨를 강남에서 유명 연예인들을 수술한 성형 전문의라 홍보하고, 브로커를 통해 돈을 들이지 않고 성형 수술을 받을 수 있다며 환자를 모집했다.
간호조무사인 B 씨는 올해 2월까지 16개월 가량 눈·코 성형, 지방제거술 등 무면허 불법 수술을 했다. 경찰이 확인한 불법 성형수술 횟수만 72차례다. 그는 병원에서 어깨 너머로 성형수술을 본 적은 있지만 면허는 없는 가짜 의사였다.
B 씨는 의사 2명에게 성형수술법을 가르쳐 주기도 했고, 코로나19 유행 이전 중국으로 원정 수술을 가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B 씨에게 성형수술을 받은 환자 중 4명은 눈이 감기지 않는 영구 장애가 발생했고, 수술 부위가 곪거나 비정상적인 모양이 남는 등 피해가 큰 상태다.
A 씨와 B 씨는 성형 수술 대가로 환자들에게 총 10억원이 넘는 수술비를 받고는, 무좀 혹은 도수 치료를 한 것처럼 환자들에게 허위 진료기록을 만들어줬다. 환자들은 이 서류를 보험사에 내고 평균 300만원의 실손보험료를 받아 수술비를 보전했다. 환자 대부분이 거의 공짜로 성형수술을 받은 셈이었다.
A 씨는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1억2000만원 상당의 요양 급여비를 챙기기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