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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코로나19 확산 후 ‘하루 두 끼’ 식사가 많아지고 간헐적 단식이 유행하면서 아침 식사를 거르는 이가 부쩍 늘었다. 이러한 분위기에 따라 당연하게 여겨지던 아침 식사를 다시 바라보는 시각도 생겨났다. ‘과연 아침을 먹어야 되는가’에 대한 고민이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아침 식사 섭취에 대한 뜨거운 찬반 논쟁도 벌어지고 있다.
의학·영양학계에서는 ‘아침 식사를 하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여러 연구 논문도 이 같은 결론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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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는 에너지 충전과 집중력 향상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여러 연구는 당뇨, 비만 등 각종 성인병 예방에 초점이 맞춰진 경우가 많다.
국제 학술지 ‘국제역학저널’ 최신호에 실린 스페인·프랑스 공동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성인 10만여 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아침에 식사를 하는 이들은 다른 그룹에 비해 제2형 당뇨 위험이 59% 낮았다.
특히 오전 8시 이전에 ‘이른’ 아침 식사를 했을 때 당뇨 위험이 가장 적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오후 10시 이후 늦은 저녁 식사를 할 때에도 당뇨 위험이 높아졌다”며 “오전 8시 이전의 첫 식사와 오후 7시 이전의 마지막 식사가 당뇨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박경희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전에 진행된 여러 역학 연구에서도 아침을 먹지 않은 사람은 매일 아침을 먹는 사람에 비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1.8배, 암 관련 사망이 1.5배 정도 높아진다는 결과가 발표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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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나왔다. 올해 5월 국제 학술지 ‘영양저널’에 실린, 인하대 식품영양학과 연구팀의 성인 2만여 명 대상 분석 결과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부분은 하루 한 끼를 결식하더라도 ‘아침’을 굶는 것이 대사증후군 등의 위험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높인다는 점이다. 하루 ‘두 끼’ 식사 남성은 세 끼 식사 남성에 비해 대사증후군·복부 비만·혈중 중성지방 수치 증가 위험이 각각 16·21·16% 높았다. 두 끼 식사 중에서도 특히 ‘아침’을 거를 경우, 세 끼 식사 남성보다 해당 수치가 각각 22·28·20% 상승하면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아침을 거른 여성 역시 공복 혈당이나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하루 세 끼 식사 여성 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아침을 거르는 성인 남녀 모두에서 대사증후군 위험이 커졌다. 대사증후군 예방을 위해선 아침 식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각종 결과가 단순히 ‘무엇을 먹을 것인가’의 문제뿐 아니라 ‘언제 먹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보고 있다. 박경희 교수는 “하루 생활 에너지가 아침에 충분히 섭취되지 않을 경우 우리 몸은 계속 배고픔을 가지게 된다. 결국 다음 끼니에 과식을 하기 쉬운데 과식은 비만이나 각종 대사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침을 거르는 것은 전날 과한 저녁 식사, 야식 등 나쁜 식습관과 더불어 수면장애, 우울증 등과 같은 상태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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