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과 관련해, 전국의 교사들이 지난 22일에 이어 29일 두번째 주말 집회를 연 가운데, 집회 현장에서 숨진 서이초 교사 아버지의 편지가 공개되자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진행된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공교육 정상화 촉구 집회 현장에서는 B씨의 글이 공개됐다.
B씨는 글에서 “예쁜 딸내미와 함께 한 지난 세월이 아빠는 행복했는데 딸내미는 많이 아팠구나. 지켜주지 못한 못난 아빠를 용서해다오. 부디 그곳에서라도 행복하기를 바란다. 부디 그곳이 너의 희망이 되기를 간절하게…. 아빠가”라고 적었다.
추모 영상 중 B씨의 글이 나오자 집회 현장 곳곳에서는 울음이 터진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온라인에서도 "너무 가슴이 아프다. 눈물이 나온다", "어떤 심정으로 쓰셨을지 감히 짐작도 안 된다", "가해자들은 천벌 받길 바란다", "아버지 마음이 얼마나 찢어질지, 교사도 어느 가정의 소중한 자녀인다" 등의 글이 이어졌다.
초등교사 2년차인 A씨는 지난 18일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사망 직전 학부모 민원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학교 측에 총 10회의 상담 요청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달에도 세차례나 상담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망 배경을 둘러싼 의혹도 커지고 있다.
이에 교사들 사이에서는 교권을 바로 세워 달라는 목소리가 연일 커지고 있다.
전국 교사들은 29일 오후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2차 대규모 도심 집회를 열였다.
지난 22일에 이어 2주째 열린 이날 집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주최 측 추산 3만명의 교사들이 집결했다. 이들은 폭염의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교육현장의 교권 침해 실태를 고발하고 교육권 보장 대책을 요구했다.
집회에선 서울교육대학교 교수 102명이 참여한 ‘교육 정상화를 위한 성명서’도 발표됐다.
서울교대 교수들은 전국 교육대학·사범대학과 연대해 교권 회복을 위한 문제의식과 대책을 공유하고 교육공동체 인권연구소를 설립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제안하겠다고 약속하는 한편, 교육 당국과 정치권의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이들은 서이초 교사를 추모하는 의미로 1차 집회와 마찬가지로 모두 검은 옷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