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시 공항 포위하고 공연장 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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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앞두고 이스라엘 선수단 보이콧을 주장하다 결국 개최권 박탈을 야기한 인도네시아 보수 무슬림 단체가 이번엔 세계적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자국 공연을 막겠다고 나섰다.

16일(현지시간) 데틱닷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보수 무슬림 단체 ‘PA212’의 노벨 바묵민 사무총장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성소수자·무신론자 지지 운동을 하는 콜드플레이가 인도네시아에서 공연을 한다면 인도네시아의 가치관에 어긋나는 이념을 부추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콜드플레이가 도착하면 공항을 포위하고 공연장을 봉쇄하는 등 대규모 시위를 벌일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노벨 사무총장은 “그들이 이곳에서 공연하는 것을 놔둔다는 것은 성소수자·무신론자 운동을 지지하는 것과 같은 의미”라며 “특히 내년 선거를 앞둔 만큼 국가 통합을 위해 콘서트를 취소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콜드플레이는 오는 11월 1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그들의 첫 인도네시아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콜드플레이는 그들의 음악 뿐 아니라 성소수자 권리를 비롯해 진보적 가치를 지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PA212는 이슬람 정통주의·보수주의를 주장하는 단체로 때로는 폭력 시위를 주도해 극단주의로 비판받기도 한다.

앞서 지난 3월 이들은 인도네시아에서 열릴 예정이던 U-20 월드컵을 앞두고 시위를 열어 이스라엘 선수단이 입국하면 이들을 납치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런 반대로 인해 결국 FIFA는 인도네시아의 U-20 월드컵 개최권을 박탈했다.

자카르타 경찰은 공연을 안전하게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며 PA212에 행사를 망치지 말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은 내년 2월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이 공연을 놓고 보수 이슬람 단체들이 격렬한 저항을 펼친다면 행사가 취소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12년에도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자카르타에서 공연을 하려고 하자 보수 이슬람 단체들은 그가 동성애와 사탄주의를 숭상하는 '악마의 전령'이라며 격렬히 반대했고, 결국 경찰은 치안 문제를 이유로 공연을 취소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