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가리 10배 독이라고?” 파란선문어, 결국 동해까지 영역 넓혔다
[울산해양경찰서 제공]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동남아시아나 호주 등 열대·아열대 해역에서 서식하며 맹독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 '파란선 문어'가 국내에서 2012년 이후 20차례 이상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학계에선 지구 온난화로 바닷물이 따뜻해져 파란선 문어의 서식지가 동해안까지 넓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국립수산과학원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독소(Toxins)'에 내놓은 논문을 보면 파란고리문어(Hapalochlaena) 속(屬)에 속하는 파란선문어(H. fasciata)는 지난 2012년 제주 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후 2021년까지 국내에서 26차례 발견이 보고됐다.

연도별로 2018년 1회, 2019년 5회, 2020년 4회, 2021년 8회 등 보고 횟수는 차츰 늘고 있는 추세다. 월별로는 1월, 3월, 4월을 제외하고 연중 내내 잡혔다. 가장 많이 잡힌 달은 5월과 11월이었다.

지난 2021년 8월에는 울산 앞바다에서 파란선문어가 발견됐다.

당시 울산해양경찰서는 낚시객 A 씨가 포획한 6cm 길이 문어가 국립수산과학원 자문 결과 파란선문어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파란선문어는 학계에 알려진 파란고리문어 속의 4종 중 하나다. 몸집이 비교적 작고 등과 팔에 무지갯빛의 파란색 표시가 있는 게 특징이다. 청산가리 10배 위력을 갖고 있는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 TTX) 신경 독소를 갖고 있다. 맨손으로 만지면 위험하며, 절대 먹어서는 안 된다.

연구팀은 파란선문어의 발견을 놓고 "남해안에서도 전남 여수부터 부산 기장까지 넓은 지역에서 발견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동해 울산 연안에서 자주 관찰된다"고 했다.

연구를 주도한 국립수산과학원 목종수 식품위생가공과장은 "열대 생물인 파란선문어는 구로시오 난류와 관련이 있다"며 "온난화에 따라 발견 범위가 점점 북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