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10억짜리 가상가수는 망했는데 이게 되네?…카카오 걸그룹 100만명 모았다”
한 회 당 10억원, 총 15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가상인간 가수’ 예능 프로그램이 지난해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실패로 막을 내렸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최근 공개한 가상인간 아이돌 예능 프로그램이 3일 만에 누적 조회수 100만뷰를 돌파했다. 가상세계 및 가상인간과 결합한 예능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5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지난 2일 공개된 국내 최초 가상 아이돌 데뷔 서바이벌 ‘소녀 리버스’가 공개 3일 만에 누적조회수 100만뷰를 돌파했다.
소녀리버스는 현실 세계 K팝 걸그룹 멤버 30명이 가상의 세계에서 아이돌 데뷔 기회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펼치는 서바이벌 예능이다. 서바이벌에서 살아남은 최종 5인만이 데뷔 멤버로 선발돼 가상인간 아이돌그룹으로 신곡을 발표한다.
당초 업계에서는 소녀 리버스 흥행에 대한 우려가 작지 않았다. 지난해 말 공개된 종합편성채널 MBN의 ‘아바타싱어’가 회당 제작비 10억원 씩 150억원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아바타싱어는 가상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이른바 ‘복면 가수’ 대결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막대한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최고 시청률 1.4%로 종영했다. ‘조잡한 가상 캐릭터가 몰입감을 방해한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가상현실(VR), 모션 캡처 기술 등 메타버스 관련 기술을 총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짜 사람’ 참가자가 보디슈트를 입고 춤을 추면 가상 캐릭터가 진짜 사람의 몸짓과 표정을 반영해 실시간으로 송출하는 방식이다.
폭발적인 조회수만큼이나 반응도 긍정적이다. 소녀리버스 유튜브 공식 채널 댓글에서도 “기대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괜찮다”, “가상인간은 관심도 없고 여자 아이돌 매니아라 보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가상인간을 보면서도 내면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등의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이머전리서치 및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가상인간 시장 규모는 2020년 12조7100억원 수준에서 오는 2030년 670조7100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