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 경기. 대표팀 수비수 김민재가 우루과이 다르윈 누녜스를 수비하다 부상을 입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종아리 통증을 참고 가나전에 선발 출전해 90분 정규시간을 다 뛴 김민재(나폴리)가 경기 직후 대표팀 선배인 구자철에게 자책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연이 전해졌다.
KBS 해설위원으로 카타르에 있는 구자철은 지난 30일 유튜브 채널 '이스타TVxKBS'에 올라온 영상에서 지난달 28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이 끝난 뒤 김민재에게 문자 한 통을 받았다고 했다.
구자철은 "(김)민재가 '제 위치가 잘못됐기에 세 번째 실점을 허용한 것 아니냐. 이 부분에 대해 냉정하게 이야기를 좀 해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고 했다. 구자철은 "아, 너무 슬프지 않느냐"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가나전에서 전반에 두 골을 내준 뒤 후반에 조규성의 연속 득점으로 동점을 이끌었다. 하지만 후반 23분 모하메드 쿠두스에서 한 골을 허용해 2대3으로 졌다. 김민재가 말한 세 번째 실점은 이냐키 윌리엄스의 실책이 가나의 찬스가 돼 골이 됐다. 김민재는 윌리엄스에게 오는 공을 막아내지 못한 일을 자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한국 김민재가 패스를 하고 있다. [연합] |
구자철은 "민재에게 '윌리엄스가 슈팅을 하려고 했을 때 네가 바로 리액션을 했다. 윌리엄스가 슈팅을 했으면 네 몸에 맞고 나갈 수 있는 장면이었다'고 얘기했다"고 했다.
구자철은 "제가 만약 감독이 된다면 경기 내용을 분석할 때 한 장면을 뽑아 그 장면으로 얘기하는 감독이 되지 않겠다"며 "이 장면이 왜 나왔는지가 중요하다. 이 상황이 일어나기 전까지의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풀어서 그걸 해결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감독은 한 장면만 갖고 얘기한다"고 했다.
이어 "민재 뿐 아니라 지금 선수들이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며 "정상적인 컨디션과 멘탈로 포르투갈전에 나갈 수 있느냐를 볼 때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해서 안 할 거냐, 이기지 않을 것이냐고 했을 때는 이겨내야 한다"며 "지금 대표팀 선수들이 해야 하는 숙명"이라고 당부했다.
1무 1패(승점1)로 조3위에 있는 한국은 16강에 오르려면 포르투갈을 반드시 큰 차로 이겨야 한다. 이후 가나(1승1패)와 우루과이(1무1패) 경기 결과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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