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주식·편드·채권 등 금융투자로 5000만원이 넘는 수익이 발생할 경우 세금을 매기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을 앞두고 개인 투자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국회에 항의 문자를 보내는 등 행동에 나섰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결성한 단체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국회에서 예산안 심사·의결이 이뤄지는 이달 말까지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집회와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정부는 주식시장 침체를 고려해 금투세 시행을 2025년까지 2년간 유예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민주당은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1400만명 개인투자자의 목숨이 달린 일이라 법안이 부결된다면 주식시장에 큰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이달 말까지 민주당사 인근에서 집회를 개최하며 결사적으로 막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낸다는 원칙 자체는 맞는 말이라고 보지만, 주식시장 '큰 손'들이 금투세를 피해 해외 증시 등으로 옮겨가면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단기적으로 폭락할 것"이라며 금투세 도입 자체가 증시에 악재라고 주장했다.
앞서 한투연 회원 60여명은 전날에도 오후 5시쯤 민주당사 앞에 모여 '금투세 주가폭락' '주식시장 대재앙'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과 촛불을 들고 민주당을 규탄했다.
회원들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에게 금투세 유예를 촉구하는 문자도 보내고 있다. 정 대표는 "만약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2024년 총선에서 낙선 운동도 불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금투세를 유예해달라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지난달 청원 접수 기준인 5만명을 넘겨 소관 상임위원회로 회부된 상태다.
지난달 12일 한 청원인은 "금투세는 외국계와 기관 등은 부담하지 않는 개인투자자의 독박과세이고, 거래세폐지의 수혜자는 중개수익이 늘어날 증권사와 단기매매비중이 높은 기관, 외국계 등"이라며 금투세 도입 유예를 촉구했다.
청원인은 "1% 이내의 부자들만 해당하기에 99%의 개인투자자는 무관하다고 하지만 1%도 안되는 강남신축아파트가 반값으로 폭락하면 99% 아파트에 아무런 영향이 없을 수 없는 것처럼 같은 시장 안에서는 무조건 영향을 받는다"면서 "정치적인 논쟁으로 무작정 금투세를 도입하려 하고 유예를 반대한다면 1000만 개인투자자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청원서 공개 이후 15일 만에 5만명의 동의를 얻어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