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147만원 벌었다, 실화냐” 역대급 배달 고수익 다시 ‘꿈틀’?
서울 시내에서 배달 오토바이들이 운행 중이다. 김민지 기자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토요일 75만원, 일요일 72만원. 주말 새 147만원 벌었습니다.”

지난겨울, 폭설과 한파가 겹친 악천후를 뚫고 역대급 수입을 거둬 화제가 된 배달기사 A씨의 수입 인증글이다. A씨와 같이 단 이틀 만에 150만원에 달하는 고수익을 거두는 사례가 많지는 않지만 배달기사들에게 추운 겨울철은 각종 할증이 붙어 수입이 높아지는 시기로 꼽힌다.

최근 강원 북부산지에 17년 만에 10월 대설특보가 발표되는 등 때이른 ‘10월 추위’로 배달업계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겨울성수기를 앞두고 높은 배달료와 각종 할증을 내걸고 배달기사를 모집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배달업황이 주춤해지면서 떠났던 배달기사들도 겨울 ‘고수익’을 기대하고 속속 돌아오는 분위기다.

배달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달대행업체를 중심으로 배달기사 구인글이 크게 늘었다. ‘피크시간 5600원’ ‘수수료 0원’ 등을 내걸고 배달기사 모집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선 겨울철 배달‘성수기’가 다가온 만큼 배달기사 확보총력전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배달기사는 “구인글이 늘어난 걸 보니 겨울성수기가 다가온 것이 실감 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주말에 147만원 벌었다, 실화냐” 역대급 배달 고수익 다시 ‘꿈틀’?
배달라이더가 배달하고 있다. 김민지 기자
“주말에 147만원 벌었다, 실화냐” 역대급 배달 고수익 다시 ‘꿈틀’?
도로에 배달오토바이가 주차돼 있다. 김민지 기자

겨울은 배달 자체가 늘어나는 성수기인 데다 한파·폭설 등으로 인한 각종 할증이 붙는 날이 많아 배달기사에겐 고수입을 얻을 시기다. 실제 업체마다 영하 5도 이하 또는 영하 10도 이하를 할증 기준으로 삼고 그 밑으로 기온이 떨어질 경우 배달료를 더해주는 할증제를 운용하고 있다.

겨울철 고수입을 거둔 배달기사들의 수입 인증 사례도 적지 않다. A씨 외에도 한 배달기사는 지난겨울 폭설이 내린 사흘 동안 110건을 배달하고 91만2200원의 수익을 거뒀다. 또 다른 배달기사도 겨울철 배달 94회에 95만을 벌었다는 수입 인증을 공유하기도 했다.

배달기사들도 다시 ‘월동 준비’에 나서고 있다. 거리두기 해제로 배달업황이 가라앉으면서 잠시 떠났던 배달기사들이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전국 배달 종사자는 처음으로 45만명을 돌파했다. 코로나 이전인 3년 전과 비교하면 31% 증가한 수치다. 최근 배달앱 사용이 감소하면서 이탈한 배달기사가 많은 것으로 예상됐지만 사실상 대규모 이탈 현상은 없었던 셈이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각종 할증으로 인해 치솟는 배달료로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겨울철 궂은 도로 상황에 무리하게 배달 일정을 소화할 경우 배달기사들의 안전 문제와 직결될 수 있어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