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집중호우가 시작되던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양화대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던 20대 여성을 버스기사가 극적으로 구출됐다.
서울 시내 버스 운전기사 곽정규씨(44)는 중부지방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 지난 8일 오전 10시 17분쯤 평상시처럼 6716번 버스를 운행하며 양화대교를 건너던 중 다리 중간 난간에서 한강을 바라보는 20대 시민을 발견했다.
곽씨는 다리 중간에서 난간을 오르던 20대 여성을 보고 버스를 급히 멈춘 뒤 바로 뛰어나가 여성을 끌어내렸다.
곽씨가 여성을 발견하고 구조하기까지 20여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곽씨가 여성을 난간 아래로 끌어 내린 사이 다른 승객이 뛰어나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올 때까지 곽씨는 여성이 혹여 다시 뛰어내릴까 옷을 꽉 붙잡고 어깨를 토닥이며 진정시켰다.
곧이어 경찰이 도착하자 곽씨는 다시 운전대를 잡고 운행을 시작했다.
곽씨는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비가 내리는 데다 한강 물살도 센데, 자세히 보니 (A씨가) 신발도 안 신었더라”라며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나가 살펴보니 신발과 가방도 다리 위에 가지런히 정리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면서 “그분이 마음의 상처를 빨리 치유하고 다른 시각으로 삶을 바라봐 주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A씨는 경찰과 함께 인근 지구대로 이동한 뒤 가족에게 인계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