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성평가硏·KIST·포스텍 공동연구, 복합오염된 중금속은 15% 증가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매일 식탁 위에 오르는 농작물이 초미세플라스틱 오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안전성평가연구소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포스텍과 공동연구를 통해 복합 오염된 토양 환경에서 초미세플라스틱이 식물체 뿌리 내에 흡수되고 미세화되는 현상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진은 초미세플라스틱과 다른 오염물질(중금속)로 복합 오염된 환경의 경우, 식물 내부로 더욱 잘게 쪼개진 2차 미세플라스틱이 흡수될 수 있으며 또한 복합 오염된 중금속의 흡수량이 단순 중금속 오염 대비 15% 증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다양한 오염물질로 복합 오염된 토양에서 경작된 농작물이 먹이사슬의 최상위인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연구결과를 보고했다는 점에서 연구 가치가 매우 크다.
지금까지 미세플라스틱의 해양, 담수 등의 수계 내 유해성과 모니터링은 상대적으로 잘 규명되어 있으나 토양 환경에서의 미세플라스틱 영향에 대한 연구와 이해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현재 토양 환경에 방치된 각종 매립 폐기물과 농작 시 사용되는 멀칭필름은 연간 70만톤 이상이 사용되고 있으며 기후 등에 의해 미세화돼 토양으로 유입되고 있다.
이렇게 토양에 흡수된 미세플라스틱은 자연적 분해가 어려우므로 토양에 지속적으로 축적되어 생물체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초미세플라스틱의 토양-식물 흡수와 미세화 현상 확인을 위해 카드뮴(Cd)과 폴리스티렌(PS)의 나노입자로 복합 오염된 토양에서 식물(애기장대)을 생육했으며 21일 된 뿌리와 잎의 횡단면 세포를 투과전자현미경을 통해 관찰했다.
그 결과 세포 내 초미세플라스틱의 입자 크기는 평균 30nm(나노미터)으로 확인됐으며, 이는 토양 내 최초로 주입한 입자 크기인 50nm보다 작으며 입자가 거칠게 변화한 것이다.
이 결과는 식물 대사 작용을 통해 나오는 저분자 유기산과 근권 주변 미생물 군집 활성 변화를 통해 초미세플라스틱이 단분자화되거나 더 작은 크기의 플라스틱 조각으로 분해되는 것을 의미한다.
윤학원 안전성평가연구소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농산물에 대한 초미세플라스틱 흡수와 오염도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아직까지는 전처리 등의 어려움으로 인해 농작물 내 초미세플라스틱 흡수 및 전이량을 정확히 정량하는 방법 등이 고안되지 않아 이를 위한 연구를 계속해서 수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왕립화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환경과학:나노’에 10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