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공사, 11월 가을여행 추천지
슬기로운 생활 아이디어 ‘새활용플라자’
탄소 빼고 햇살 더하는 ‘영월 에코빌리지’
자갈밭 차박·물맑은 달천 ‘충주 수주팔봉’
물멍 하고 쓰레기도 줍고 ‘곡성 침실습지’
“얼마나 기다렸던가.” 한국관광공사가 ‘위드 코로나’와 함께 이달에 가볼 만한 곳을 선정했다. 끝이 창대하리라 믿고 시작은 조신하게 했다. 한국관광공사의 11월 추천여행지는 착한여행, 공정여행, 자연과 더불어 사는 지속가능한 여행이다.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한국관광공사는 친환경 여행 캠페인 ‘불편한 여행법’을 진행했는데, 쓰레기 봉투를 들고 힐링하며, 보이는 족족 청소하는 여행에, 많은 격려와 참여자의 “보람컸다”는 고백이 줄을 이었다.
친환경 가을여행 추천지는 ▷슬기로운 새활용 생활의 보고, 새활용플라자(서울) ▷탄소는 빼고 햇살은 더하고, 친환경 24시간! 에코빌리지(영월) ▷수달 살던 달천에 떠오른 봉우리, 수주팔봉(충주) ▷힘들게 되찾은 이 바다를 함께 지켜요! 유류피해극복기념관과 태배길(태안) ▷너른 들과 푸른 강물 따라 걷는 생태 기행, 만경강길(완주) ▷‘플로깅’과 ‘물멍’을 즐기며 자연에 다가가다, 침실습지(곡성) 등 여섯 곳이다.
▶서울새활용플라자와 성수동카페=수거된 플라스틱 500여 개로 만든 고래와 다 쓴 택배 상자로 만든 하마가 로비에서 여행자를 맞는다. 1층에는 친환경 생활 방식이 엿보이는 ‘새활용하우스’, 제품 제작에 필요한 장비를 빌려주는 ‘꿈꾸는공장’이 있다. 2층은 아이디어 창고다. 우산 원단으로 만든 파우치, 낡은 책으로 만든 예술 작품, 우유갑을 이용한 지갑 등이 전시된다. 지하 1층 ‘소재은행’은 기업이나 시민이 기증한 물건을 분해·분류한 공간으로, 새활용 작품 제작에 필요한 소재를 판매한다. 근처엔 성수동 카페거리가 보람찬 여행을 매조지해준다.
▶친환경 24시간! 영월 에코빌리지=잘못되지 않았다면 단종은 영월 에코라이프를 즐겼을지도 모른다. 영월 에코빌리지는 ‘의도한 불편’을 통해 자연과 친해지는 공간이다. 전기와 물을 아끼고,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등 의도한 불편은 자연을 최소한 배려하는 행동. ‘제로 하우스’를 지향하는 에코빌리지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 자립형 건물이다. 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들고, 태양열로 객실을 덥힌다. 에코빌리지의 하룻밤은 몸도 마음도, 밤하늘까지 깨끗하다. 에코빌리지는 투숙객이 편안히 별을 감상하도록 매일 밤 9시부터 10분쯤 전체를 소등한다. 잔디 마당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불멍’ 하는 시간도 매력적이다. 동강생태정보센터와 영월곤충박물관이 함께하며 인근 단종 유배지 청령포는 여전히 수려하다.
▶충주 수주팔봉=충주 달천은 수달이 살아 ‘달강(獺江)’, 물맛이 달아 ‘감천(甘川)’으로 불렸다. 수주팔봉은 송곳바위, 칼바위 등 수려한 봉우리가 물 맑은 달천에 나란히 솟은 모양이다. 갈라진 칼바위 사이로 쏟아지는 폭포가 수주팔봉의 대표 경관이 됐고, 팔봉마을 앞 자갈밭은 ‘차박’ 캠핑 명소로 소문났다. 달천은 대부분 자연환경보전지역으로 올갱이(다슬기)가 지천이며, 고라니 목격담도 들을 수 있다. 최근에는 환경문제를 고려해 차박을 하루 120대로 제한한다. 수주팔봉은 팔봉교 지나 오가천 쪽에서 오를 수 있다. 갈라진 칼바위 사이에 출렁다리가 놓였으며, 출렁다리와 전망대에서 보면 달천과 수주팔봉, 팔봉마을이 조화롭게 담긴다. 우륵의 탄금호, 장수왕의 고구려비가 멀지 않다.
▶‘플로깅’과 ‘물멍’ 곡성 침실습지=‘섬진강의 무릉도원’으로 불리는 침실습지는 약 200만 ㎡ 규모로, 수달(멸종 위기 야생 생물 1급)을 비롯해 650종이 넘는 생물이 살아간다. 청정 지역에 자라는 버드나무 군락이 습지 전역에 있으며, 수풀이 무성하다. 침실습지는 정해진 탐방로가 없어 발길 닿는 대로 걸으면 된다. 습지 인근만 둘러보려면 침실목교와 퐁퐁다리를 왕복한 뒤 생태 관찰 덱을 거쳐 전망대까지 다녀오는 코스를 추천한다. 산책과 함께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도 체험할 수 있다. 곡성섬진강기차마을엔 최근 장미공원, 유리온실, 로즈카카오체험관 등이 들어섰다. 메타세쿼이아길은 걸어도 좋고 멀리 조망해보아도 이탈리아 사이프러스 군단처럼 늠름하다.
함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