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물원에 둥지 튼 혹고니. |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서울대공원(원장 이수연)은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대공원 큰물새장에 새식구로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겨울철새 개리 4마리와 혹고니 5마리를 맞이했다고 13일 밝혔다.
큰물새장에는 두루미, 홍부리황새, 큰고니, 검은고니 등 약 13종 120여 마리의 크고 작은 물새들이 생활하고 있다.
이번에 서울대공원으로 오게 된 개리와 혹고니는 동물원 간 교류를 통해 각각 대전오월드와 안동 백조공원에서 옮겨왔다. 개리와 혹고니 둘 다 기러기목(Anseriformes) 오리과(Anatidae)에 속하며, 우리나라에 매우 드물게 오는 겨울철새이다. 개리는 기러기속에 속하며 몸길이는 대략 80~90cm이고, 이보다 큰 혹고니는 흔히 백조라고 불리는 고니속에 속하고 몸길이는 대략 150cm이다.
서울동물원에 둥지튼 개리 |
우리에게 다소 낯선 개리는 영명인 스완 구스(Swan goose)처럼 백조(Swan)와 유사한 긴 목과 먹이습성을 가진 기러기류(Wild Goose)이다. 실제로 아시아권에서 야생 개리를 가축화 한 것이 거위(Goose)이다. 개리는 전체적으로 갈색빛이며 검은 부리를 가지고 있지만, 거위는 흰색 털을 포함하여 다양한 품종이 있다. 개리는 영역에 민감하고 경계심이 강한데, 거위도 이와 비슷하여 집을 지키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먹이를 먹을 때는 물 속에서 자라는 식물, 벼, 보리, 밀, 조개류 등을 땅 속을 파헤치며 찾아먹는데, 이런 습성 탓인지 다른 기러기류에 비해 날렵한 부리와 평평한 이마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물이 있는 습지지역을 선호하며 우리나라에서도 주로 갯벌, 강하구 등에서 관찰되었고, 개리라는 이름도 갯기러기의 줄임말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혹고니는 전체적으로 흰 빛에 선명한 주황색 부리, 부리 기부에 검은색 혹을 가진 특징적인 외형을 가지고 있다. 다른 고니류들이 목을 곧게 세우고 헤엄을 치는 반면, 혹고니는 목을 굽혀 부리가 수면을 향한 채로 헤엄을 친다. 호수나 하구 등에 서식하며 물에서 나는 식물의 줄기, 뿌리, 물 속에 사는 작은 곤충 등을 먹는다. 혹고니의 영명이름은 Mute Swan(조용한 고니)으로 크게 우는 다른 고니류에 비해 큰 소리를 거의 내지 않는다. 반면 개리는 머리를 흔들며 경적같이 높고 큰 소리를 내며 무리 간 의사소통을 한다. 서울대공원 큰물새장에서는 혹고니뿐만 아니라 큰고니, 검은고니를 함께 만날 수 있어 서로 비교하여 관람해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야생에서의 혹고니와 개리는 수변 개발 등에 따른 서식지 파괴 및 먹이 감소로 개체수가 급감해 각각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과 Ⅱ에 지정 돼 있다. 또한 혹고니는 천연기념물 제201-3호, 개리는 제325-1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권수완 서울대공원 동물원장은 “특히 개리는 서울대공원에서 처음 선 보이는 멸종위기종으로, 서울대공원은 앞으로도 국내·외 동물원과 협력체계를 갖추어 멸종위기종의 보전에 이바지 하고 시민들에게 생태환경 교육의 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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