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캐나다 서부에 섭씨 40도를 웃도는 기록적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더위로 인해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폭염 경보를 내린 미 서부지역에서는 대중교통 운행과 식당 영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캐나다 연방경찰(RCMP)에 따르면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밴쿠버 인근 도시인 버너비와 서리에서 하루 동안 6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대부분이 고령층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이들로, 더위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RCMP 측의 설명이다.
이날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리턴의 온도는 섭씨 47.9도를 기록했다. 이미 지난 27일 리턴의 기온은 46.6도까지 치솟으면서, 캐나다 중부 서스캐처원주 미데일과 옐로그래스에서 기록된 기존 최고 기록(섭씨 45도)을 갈아치웠다. 예보전문가는 30일에도 해당 지역의 온도가 48.9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시애틀과 포틀랜드 등 미 서북부 지역에도 불볕 더위가 덮쳤다.
워싱턴주 시애틀의 경우 기온이 지난 27일 사상 최고인 40도를 기록한 것에 이어 28일 42.2도까지 올라가면서 하루만에 기록을 경신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기온은 28일 46.1도까지 치솟으며 사흘 연속으로 40도를 넘었다.
기록적 폭염이 이어지자 포틀랜드 교통 당국은 고속 경전철과 전차 운행을 중단했다. 시애틀에서는 일부 식당들이 문을 닫았고, 동시에 호텔 등으로 향하는 피서 행렬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는 전례없는 더위의 원인으로 열돔(Heat Dome, 지열에 데워진 공기가 정체된 고기압에 의해 움직이지 못하는 현상)을 지목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기후 과학자인 마이클 맨은 기후 변화가 폭염을 더 빈번하고 강력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지구를 더 덥게 하면 극단적인 폭염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이번 폭염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나다는 폭염경보를 발령하며 브리티시 컬럼비아, 앨버타주와 유콘, 매니토바, 서스캐처원 등 북서부주 일부에 “길고 위험한 폭염이 이번 한 주 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고, 미 국립기상청 역시 경보 발령과 함께 “에어컨이 작동되는 실내에 머무르고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