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삼성디스플레이가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에서 ‘은’을 추출해 재활용한다.
1일 삼성디스플레이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디스플레이 표면을 깎아 두께를 얇게 만드는 식각 공정에 사용된 화학용액(에천트) 폐기물에서 은을 추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폐기물을 재활용해 환경에 기여하면서 원가도 절감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다.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자원 재활용은 물론 부가가치를 창출한 성과로 평가된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그동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식각 공정에서 패널에 도포된 은 성분의 일부가 화학용액에 녹아 빠져나온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용액에서 은을 추출할 수 있는 방법이 까다로워 사실상 은을 폐기해왔다.
폐용액에 이온 상태로 녹아있는 은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설비가 부식되거나 그나마 정제해 비료나 소화기 분말 등으로 재활용하기 쉬운 다른 성분까지 오염되는 부작용이 컸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부작용을 줄이면서도 경제성이 높은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6월 '폐(廢) 에천트 리사이클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연구팀은 연구 끝에 염화나트륨(NaCL·소금)과 환원제(아스코브산) 등을 활용해 순도 99.99%의 은 분말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폐용액에서 재활용하는 은의 양은 연간으로 2.5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kg 은괴 2500개에 이른다. 이렇게 추출된 은은 OLED 디스플레이 패널의 유리기판과 OLED 발광층 사이에서 화질과 수명을 개선하는 데 쓰이는 박막트랜지스터(TFT)의 주요 소재로 재활용된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생산 과정에서 ESG 준칙을 준수하는 활동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친환경 제품 생산을 위해 탄소 저감, 용수 재사용, 에너지 효율화, 온난화 성분 저감 등을 달성해 지난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폴더블 OLED 환경성적표지 인증'을 받았고 글로벌 인증기관 UL로부터 '폐기물 매립 제로 플래티넘' 등급을 획득했다.
올 2월에는 애플·인텔 등 160여 개 글로벌 기업들이 활동 중인 RBA(Responsible Business Alliance·책임감 있는 산업 연합)에도 가입했다.